'사잇돌2' 대체한 저축銀 자체 중금리대출…新사잇돌2, 자리잡을 틈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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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0-12-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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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중금리 대출 확대와 연체율 개선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신(新)사잇돌2’가 출시되지만, 시장에서 자리 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미 저축은행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이 사잇돌2의 자리를 채우고 있는 데다, 저축은행이 높은 손해율을 부담하면서까지 신사잇돌2를 취급할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잇돌2, 높은 손해율에 개편 불가피
사잇돌2는 상품이 출시된 2016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총 2조7451억원이 공급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출시 첫해 1225억원에 불과했던 사잇돌2 공급액은 이듬해인 2017년 4697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한 뒤 2018년 1조1004억원을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공급이 급감해 7270억원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3255억원가량만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저축은행 자체 중금리 대출 공급액이 4조원이 넘었다는 점과도 비교된다.

사잇돌2 판매가 급감한 건 서울보증보험의 높은 손해율 탓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사잇돌2 판매 첫해에 저축은행으로부터 115억원의 보험료를 받고 보험금으로 162억원을 내줬다. 연체 발생에 따른 원금보장 명목으로 저축은행에 지급한 금액이 거두어들인 수익보다 커, 서울보증보험에는 손해가 발생했다. 2017년에도 서울보증보험은 480억원의 보험료를 받고 709억원의 보험금을 지급, 손해율이 148%까지 치솟았다. 사잇돌2 공급액이 가장 많았던 2018년 역시 저축은행으로부터 1160억원의 보험료를 받고 보험금으로 1417억원을 지급했다.

공급 규모를 줄인 올해에도 사잇돌2의 연체액이 치솟고 있다. A저축은행의 경우 사잇돌2에서 올해(1~9월)에만 236억9600만원에 달하는 연체(90일 이상)가 발생했으며, B저축은행은 지난 4월 이후 연체가 급증해 83억4300만원가량의 연체를 보유하게 됐다.
 
판매 부담 높아 저축은행 유인책 부족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사잇돌2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신사잇돌2를 적극 취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사잇돌2의 경우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보험료(평균 5.2%)를 내는데도 불구하고 연체 발생 시 부담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사잇돌2를 취급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저축은행의 소극적인 참여가 예상되자, 서울보증보험은 신사잇돌2에 보험료 할인제도를 신설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신사잇돌2를 취급한 저축은행이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향후 1년간 내야 할 보험료를 7.5% 할인해줄 계획이다. 먼저 보험료를 할인받고자 하는 저축은행은 3개년 평균 이재율(보험료 대비 손실 발생액)이 100% 미만이어야 한다. 과거 3개년 동안 사잇돌2를 취급한 건수도 매년 400건 이상이어야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보험료 할인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실제 보험료를 할인받는 저축은행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품구조가 같은 사잇돌2의 평균 이재율이 102%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사잇돌2도 비슷한 수준의 이재율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보험료 할인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신사잇돌2는 서울보증보험의 신용평가시스템을 통과해야 대출이 이뤄진다. 현장에서는 깐깐한 정책금융상품이 부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저축은행 자체 상품을 내주는 경우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잇돌2는 서울보증보험의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대출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며 “이미 중금리 시장에 저축은행 자체 상품들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업계가 이윤이 적은 신사잇돌2 취급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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