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중국판 P&G" 상륙...소비주 열풍 이어갈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12-09 01: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60배 넘는 자금 몰려···공모주 청약 열기 '후끈'

  • "중국 세제왕" 11년 연속 빨래세제 1위 왕좌

  • 10년 넘게 투자한 힐하우스···투자수익률 20배 육박할듯

  •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도···치열한 시장 경쟁도 극복해야

[사진=란웨량]


중국 세탁세제 1위 업체 란웨량(藍月亮)이 홍콩 증시에 상륙한다. 최근 중국 소비주 열풍에 힘입어 란웨량도 상장 전부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 60배 넘는 자금 몰려···공모주 청약 열기 '후끈'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란웨량은 4일부터 공모주 청약에 돌입해 오는 16일 홍콩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전 세계에 발행하는 주식물량은 7억4700만주다. 주당 공모가는 10.2~13.16홍콩달러로 매겨졌다. 상한선으로 공모가를 계산하면 이번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최대 98억3000만 홍콩달러에 달한다.

얼마 전 홍콩증시에 상장한 중국 생수 1위 업체 농푸산취안의 자금조달 규모인 81억5000만 홍콩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농푸산취안도 앞서 중국 소비주로, 홍콩거래소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공모주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원래 4일부터 9일까지 엿새간 진행하려던 공모주 청약은 하루 앞당긴 8일 오후에 마감됐다고 홍콩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원래 개인투자자 공모주 청약으로 배정된 9억8300만 위안보다 60배가 넘는 605억 홍콩달러어치의 자금이 몰리면서다.

란웨량 IPO 주간사인 UBS은행은 상장 후 란웨량 시가총액이 최고 900억 홍콩달러가 넘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 "중국 세제왕" 11년 연속 빨래세제 1위 왕좌 

'중국판 P&G'로 불리는 란웨량의 주력상품은 세탁세제, 손세정제, 소독제 등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반 보고서에 따르면 란웨량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 연속 중국 세탁세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해왔다. 손세정제 시장에서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란웨량은 지난해 매출과 순익은 각각 70억5000만 홍콩달러, 10억79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연 평균 매출, 순익 증가율은 각각 11.9%, 254%로 양호하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하락한 반면, 순익은 여전히 38.5%라는 증가율을 유지했다.

그만큼 마진율이 높다. 지난해 마진율은 64.2%로, 2017년 53.2%에서 1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하락, 재고관리, 생산 효율성 개선 등 복합적 요인에서 기인했다.

최근 들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판매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7년 33.1%에서 지난해 47.2%까지 늘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속에서 무려 60%에 육박했다.

◆ 10년 넘게 투자한 힐하우스···투자수익률 20배 육박할듯

현재 란웨량의 실질적 지배주주는 판둥(潘東)-뤄추핑(羅秋平) 부부다. 두 사람은 각각 이사회주석·최고기술경영자(CTO)와 집행이사·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은 88.9%다.

나머지 10% 지분은 중국 최고의 헤지펀드 가오링(高瓴·힐하우스)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다. 힐하우스는 이미 2010년 11월 4500만 달러를 투자해 10년 넘게 란웨량의 든든한 투자자로 자리매김했다. 

란웨량 상장으로 현재 힐하우스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70억 홍콩달러까지 뛸 전망이다. 장부상 평가액으로만 보면 투자수익률이 20배에 육박하는 셈이다.

◆ 기업가치 고평가 우려도···치열한 시장 경쟁도 극복해야

다만 란웨량 기업가치가 너무 높이 평가돼 있어 논란도 존재한다. 공모가 기준으로 란웨량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54~70배로 매겨진다. 일반적으로 PER이 30배 넘는 주식은 고평가됐다고 시장은 본다.

다만 이에 대해 쉬이빈 홍콩 야오차이증권 집행이사는 "란웨량은 중국 세제시장 '맏형' 격으로, '중국판 P&G'라 불린다"며 "마진율이 64%에 달하고,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흑자행진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흑자액도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업종 내 지위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란웨량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세탁세제 시장에서 5대 기업이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란웨량이 시장점유율 24.4%로 1위를 차지했지만, 그 뒤를 중국 토종브랜드 나아이쓰(納愛斯)가 23.5%로 바짝 뒤쫓고 있다. 나머지는 중국 토종업체 리바이(立白) 12.3%, 독일계 웰스필드로만 11.2%, P&G 9.9% 등이다. 그만큼 중국 세제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란웨량도 이번 IPO 사업설명서에서 2020년 9월 30일까지 9개월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살짝 하락했다고 명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령으로 소비자들의 실외활동이 줄어 세탁세제 소비가 둔화했다는 설명이다. 란웨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환불된 제품만 약 149만8000홍콩달러어치로,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