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웠어요" 코로나 수능

코로나 탓 출제수준 낮춰

응시수험생 예년보다 적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제공]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쉬운 수준으로 출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응시 수험생이 예년보다 적고 재수생 등 'n수생' 비율은 높아 졸업생들이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로 시험 준비에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들을 고려해 올해 수능을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민찬홍 수능 출제위원장(한양대학교 교수)은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항을 구성했다"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초고난도 문항을 피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에 대해서는 "앞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간 학력 격차나 재학생 성적 분포에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예년 기조를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재차 강조했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의 연계율도 70% 수준을 유지했다. 민 위원장은 "영역·과목별 EBS 연계율은 문항 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 각 영역은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국어영역은 수험생에게 익숙한 문항이 출제됐고,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약간 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현직교사들도 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수학은 이과 수험생이 많이 보는 가형은 작년 수능이나 올해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고, 나형은 난이도가 비슷했다는 분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시상담교사단 소속 김정환 대구 혜화여자고등학교 교사는 "수학 가형은 중난도 문항 개수가 지난해보다 늘고, 상위권 학생도 까다롭게 느낄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영어 역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변별력이 낮아지면서 수능에만 집중한 재수생을 비롯한 이른바 'n수생'이 성적 상위권에 포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작년보다 5만5301명 줄었다. 수능 제도를 시작한 1994학년도 이후 가장 적고, 50만명 밑으로 내려온 것은 처음이다. 졸업생은 13만369명으로 지원자 가운데 27.0%를 차지했다. 2004학년도(27.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결시율을 고려하면 실제 응시자 가운데 졸업생 비율이 30%에 육박할 것"이라며 "재수생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수능 성적은 오는 23일 수험생에게 통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