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유기업 디폴트에 회사채 시장 휘청… 위기 놓인 4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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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1-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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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AAA' 등급 기업 잇단 디폴트로 회사채 시장 신뢰 하락

  • 핑딩산톈안, 지중에너지 등 채권 가격 13일 사이 14%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 채권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한 기업들이 있다. 중국 핑딩산톈안(平頂山天安·이하 핑메이)과  지중에너지(冀中能源), 톈진타이다(天津泰達)투자그룹, 윈난캉뤼(雲南康旅)그룹 등 4곳이다.

이들은 모두 중국 신용평가사로부터 'AAA' 최고 등급을 받은 국유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이후 채권 가격이 14% 이상 급락했다. 최근 중국 국유기업의 잇단 디폴트(채무불이행) 여파다.

국유기업의 디폴트 공포가 확산되면서 AAA 등급을 받은 기업이라도, 수익성이 부채 증가율보다 낮으면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채무 상환 만기를 앞둔 이들 4곳은 유동성 위기로 잠재적 디폴트에 빠질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지중에너지, 내년 만기 도래 부채 규모만 317억 위안

허난성의 국유 석탄업체인 핑메이는 지난 12일 돌연 긴급회의를 열었다. 지난 10일 중국 허난성 국유 석탄기업 융청메이뎬(永城煤電)이 이날 만기가 도래한 10억 위안(약 1688억원)의 채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사실상 디폴트에 빠지자 채권 부진에 따른 우려 해소를 위해서였다. 이후 일주일 뒤 핑메이는 5억 위안 규모 주식을 발행해 일부 채권을 조기 상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핑메이 유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핑메이의 당좌비율(유동부채 대비 당좌자산)은 60%로 전년 동기 69%에 비해 악화됐다. 당좌자산은 유동자산 중 신속한 현금화가 가능한 현금과 예금 및 매출채권 등으로 구성된다. 당좌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지중에너지도 마찬가지다. 허베이성의 국영 석탄 생산 최대 업체인 지중에너지는 8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는 317억 위안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중에너지의 총부채는 1657억 위안으로 2012년과 비교해 2배 넘게 급증했다. 당좌비율 역시 48%로 지난해 6월 57%에서 크게 악화됐다.

톈진타이다와 윈난캉뤼도 자금 압박에 직면해 있다. 톈진타이다는 내년 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원리금 176억 위안 상환을 앞두고 최근 시 정부, 금융기관과 함께 해결 방안을 논의했지만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윈난캉뤼는 지난 10월 윈난성의 지방정부융자회사(LGFV)를 통해 160억 위안을 조달 받고 사명까지 당초 윈난청터우(城投)그룹에서 윈낭캉뤼로 변경하는 등 자금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中 AAA 등급 기업 잇단 디폴트에 '도미노 부도' 우려 커져

이처럼 신용등급과는 상관없이 기업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한 채권 투자 기피현상이 이어지면서 중국 당국은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산시성 부성장은 국유기업 채무 리스크 진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자금 상황이 비교적 좋은 기업들조차 발행 금리가 오르고, 채권 발행이 단기화 하는 현상이 나타나 디폴트 도미노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방 정부가 보유한 대형 기업들이 연쇄 부도를 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융메이가 사실상 디폴트에 빠진 이후 17일에도 반도체 회사 칭화유니그룹이 13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해 디폴트에 빠졌다. 칭화유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졸업한 칭화대가 투자한 국유기업으로 신용등급이 ‘AAA’였다. 20일에는 랴오닝성 선양시 법원이 유동성 위기를 겪던 화천그룹의 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했다. 화천그룹은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사로 랴오닝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불과 한달 전 중국 신용평가사가 이 회사에 내놓은 등급 역시 ‘AA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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