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도 쉽지 않네"...중국 '디폴트' 기업들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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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1-1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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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천그룹·화샤싱푸, 내외부적 요인으로 구조조정 '제동'

  • 中 반도체굴기 칭화유니도 구조조정 '삐그덕'...대주주 반대

화천그룹 [사진=바이두 누리집 갈무리]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중국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때 BMW 중국 내 합작 파트너사였던 자동차기업은 소송에 휘말렸고, 부동산재벌은 자산운용사로부터 '뒤통수'를 맞으면서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겼다. 또 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 불렸던 반도체 기업도 대주주가 반기를 들면서 구조조정이 미궁에 빠지게 됐다.
 
화천그룹·화샤싱푸, 내외부적 요인으로 구조조정 '제동'
15일 중국 금융매체 중신징웨이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기업 화천그룹(华晨集团)은 이날 공고를 통해 선양시 중급 인민법원의 재판 결과에 따라 하얼빈은행, 중국 광대은행에 13억9100만 위안(약 2583억원) 상당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고에 따르면 하얼빈은행과 중국 광대은행은 화천그룹 산하 진베이치쿵(金杯汽控)이 두 은행에 승인되지 않은 담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화천그룹을 법원에 고소했다. 이번 소송으로 화천그룹 및 계열사의 구조조정은 내년 6월 3일로 연기된다. 

화천그룹 측은 이번 소송 건이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나 운영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번 소송 건으로 두 번째 구조조정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9월 화천그룹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채권단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결국 미뤄졌다.

BMW의 중국 내 합작 파트너사로 잘 알려진 중국 화천그룹은 지난해 11월 약 1700억원어치 채권을 상환하지 못해 결국 파산을 통한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시장은 화천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독자 브랜드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천그룹의 주력 브랜드인 중화(中華)는 지난해 한 달 평균 판매량이 500대에 불과했다. 
 

화샤싱푸 [사진=웨이보 갈무리]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화샤싱푸(華夏幸福·차이나 포천랜드)도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거액의 투자금을 관리하던 자산운용사가 갑자기 잠적한 탓이다.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15일 밤 화샤싱푸는 공고를 통해 3억1300만 달러(약 3709억원)를 관리하던 자산운용사 '중커촹캐피털(차이나 크리에이트 캐피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샤싱푸 측은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 경찰, 허베이성 공안에 이 사실을 알렸다며 "이번 일로 현재와 미래 실적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했다. 

앞서 화샤싱푸는 지난 2018년 해외 지사를 통해 '윙스켄고'라는 회사와 자산관리 서비스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윙스켄고의 권유로 2022년까지 매년 연수익률 7~10%를 기대하고 차이나 크리에이트 캐피털에 자금을 맡긴 바 있다. 

화샤싱푸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단속에 올해 첫 번째로 디폴트를 선언한 부동산 개발업체다. 7월 말까지 화샤싱푸가 제때 상환하지 못한 원리금 규모만 815억6600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칭화유니그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칭화유니도 구조조정 '삐그덕'...대주주 반대
이 밖에 최근 구조조정에 진척을 보였던 중국 메모리반도체 설계·제조회사 칭화유니(紫光, 중국명·쯔광)그룹도 대주주의 반기로 제동이 걸렸다. 칭화유니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자오웨이궈(趙偉國) 회장은 최근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된 와이즈로드캐피털(智路資本), 베이징 젠광자산관리(北京建廣資本, JAC캐피털)가 이끄는 컨소시엄 즈루젠광(智路建廣)이 제시한 금액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반발했다.

즈루젠광이 제시한 인수안대로 진행할 경우 국유 자산에 743억 위안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게 자오 회장의 주장이다. 즈루젠광은 인수가로 600억 위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정 자산 가치가 과소평가됐다고도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오 회장은 이날 채권자들에게도 편지를 보내 "칭화유니 산하의 양쯔메모리 가치만도 1600억 위안에 달하는데, 즈루젠광은 이를 51억 위안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칭화유니는 칭화대가 51%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설계·제조사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와 더불어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업체다. 하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과도한 투자로 부채가 쌓이면서 지난해 10월 결국 첫 디폴트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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