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보복에 日 '나미비아'로 탈출구 모색

  • 다카이치 '대만 발언' 후폭풍... 아프리카 '자원 민족주의'는 또다른 장벽

  • 결국은 '경제성'… 중국 글로벌 공급망 돌파 가능한가?

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일본 산업계에 ‘희토류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즉각적으로 ‘이중용도(군민 양용)’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며 일본을 압박하자, 반도체와 전기차 모터 등 일본 정밀 제조 업체들은 "공급망 단절"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나미비아를 필두로 한 아프리카 자원국과의 연대를 통해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본은 이미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는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심해에서 희토류 채굴에 성공하며 희토류 독립을 향한 자급자족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나, 6000m급 심해 채굴의 기술적 난제와 막대한 비용 탓에 상업적 대량 생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결국 일본 정부는 희토류라는 당장의 경제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려 더욱 절박한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일본은 아프리카,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 남부의 나미비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나미비아는 리튬과 우라늄은 물론, 첨단 산업의 핵심인 지스프로슘과 테르븀 등 고중희토류가 풍부하게 매장된 ‘광물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안정된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며 최근 첫 여성 대통령을 선출하는 등 정치적 리스크가 낮다는 점, 그리고 일본이 ‘나카라 회랑’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안정적인 수송로를 확보해두었다는 점은 일본 기업들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나미비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자원국들의 태도가 급변하며 일본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들은 단순히 광물을 캐가는 것을 허용하는 단계를 넘어, 자국 내 정련 시설 구축과 기술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는 ‘자원 민족주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열린 아프리카 연합(AU)과 유럽 연합(EU) 간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략광물에 대한 안정적 접근권을 보장해달라는 EU 측의 요구에 맞서, “더 이상 원재료 공급 기지 역할에 머물지 않겠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11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 나선 셀마 아시파람사비 나미비아 국제관계통상부 장관의 발언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아시파람사비 장관은 “원재료의 최소 20%는 반드시 현지에서 가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일본을 향해 단순 채굴이 아닌 기술 투자를 전제로 한 파트너십을 요구했다. 일본은 독립 전부터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나미비아의 ‘현지화’ 요구를 수용하며 협력을 모색하고 있으나, 문제는 과연 이러한 투자가 수지타산이 맞느냐는 점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일본의 이러한 노력이 ‘경제성’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힐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한다. 희토류 정련 단계에서 91%의 점유율을 가진 중국의 규모의 경제를 일본과 아프리카의 연합군이 가격 면에서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가 겪었던 ‘요소수 사태’의 본질과도 궤를 같이한다. 평소에는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다변화의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공급이 끊기는 순간 국가 경제 전체가 마비되는 리스크다. OECD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가격을 하락시키면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서방 기업들이 순식간에 도산할 수 있다"며, 단순히 새로운 광산을 찾는 것보다 ‘비싼 비중국산 희토류’를 지속적으로 구매하고 지탱해줄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 마련이 더 시급한 실존적 문제라고 짚었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트럼프 미 행정부가 검토 중인 ‘희토류 최저가격 보장제’는 일본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의도적인 ‘가격 덤핑’으로부터 자국 및 우방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가격 이하로 시장가가 떨어질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주는 이 정책은, 경제성이 떨어지는 탈중국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평가받는다.

결국 일본의 모색은 중국의 독점을 단숨에 깨는 마법이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생존을 위해 지불하는 값비싼 ‘안보 비용’에 가깝다. 나미비아 사막의 희토류가 일본 첨단 산업의 활로가 될 수 있을지는, 결국 이 경제성의 벽을 국가가 얼마나 견고하게 지탱해주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직면한 이 고충은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리스크를 상시 변수로 두고, 경제성과 안보 사이에서 우리만의 균형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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