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다이소' 미니소가 상장 2주만에 위기에 놓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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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11-0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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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5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악재 잇따라

  • 매니큐어 품질 논란에 소비자 불만 커져

  • 알리바바, 미니소 겨냥 '1위안숍' 론칭..."3년래 1000개 매장"

  • 올해 내 해외 매장 1200개로 늘리며 위기 극복할 것

중국 선전시에 위치한 미니소 매장 [사진=위키미디어]

‘다이소 짝퉁’으로 시작해 ‘대륙의 실수’로 불릴 만큼 급성장해 뉴욕증권거래소에도 상장했다. 하지만 잇단 악재로 위기를 맞았다. 중국 생활용품 업체 미니소(MINISO·名創優品) 이야기다.

2013년 문을 연 미니소는 5년 만에 전 세계에서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체인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8년에는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2019년에는 디즈니·헬로키티 등과 협업하면서 중국 10·20대 연령층 사이에서 굳건한 지지를 받았다.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미니소는 지난달 15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을 마쳤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 6억 달러(약 68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4.4% 상승하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

상장 후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던 미니소가 최근 악재를 만났다. 품질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가, 초대형 경쟁자까지 등장한 것이다. 주가도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기준 미니소의 주가는 19.05달러로 공모가 20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니소는 품질 보장 기금 설립과 해외시장 확대 등 조치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10위안짜리 매니큐어 품질 ‘불합격’ 판정

“상장이 다가 아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최근 업계에서는 미니소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상장 이후 위기를 겪고 있는 미니소의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미니소는 상장 후 열흘 만에 ‘불량 매니큐어’ 논란에 휩싸였다. 상하이 약품감독관리국이 미니소 상하이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 매니큐어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발암성 물질 클로로포름이 발견됐다고 발표하면서다

이 소식은 상장 전 알려졌지만 상장 이후 선전시 약품검사연구원의 재검사를 통해 해당 제품이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따라 미니소는 개당 10위안(약 1700원) 하는 해당 매니큐어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으며,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구매금액의 10배로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여러 차례 품질 안전 논란을 겪었던 미니소 제품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미니소는 지난 4월과 6월에도 향수, 이어폰 등의 불량 문제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예궈푸(葉國富) 미니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개인명의로 1억 위안을 출자해 ‘미니소 품질보험기금’까지 설립하고 나섰다.

예 CEO는 “미니소는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미니소에서 판매하는 모든 상품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도 품질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깨우침을 주기 위해 기금을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의 ‘1위안숍’ 최대 경쟁자로 부상

자체적인 품질 논란보다 미니소를 더 위협하고 있는 건 경쟁업체의 부상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타오바오가 오프라인 ‘1위안숍’을 론칭한 것이다.

타오바오는 2018년부터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특가판’을 온라인 상에서 운영해 왔다. 1위안숍은 이 특가판의 오프라인 버전으로, 산업단지 145곳, 산업단지 판매자 120만명, 공장 50만곳과 타오바오가 연합해 생산지 직송의 가성비 높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타오바오는 지난달 상하이에 1위안숍을 오픈하면서 향후 3년 안에 중국 내 1000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위안숍이 미니소에 큰 위협이 되는 이유는 이미 특가판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5500만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계열의 플랫폼 중 사용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플랫폼 중 하나다.

둘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특색 또한 겹친다. 게다가 1위안숍 제품들은 10위안대 미니소 제품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려도 아깝지 않은 1위안의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예 CEO는 타오바오의 거센 압박을 겨냥해 “1위안숍 품질에 문제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견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설립 후 ‘짝퉁 논란’ 길었지만··· 특별한 전략으로 위기 극복

사실 미니소는 설립 이후 꾸준히 논란에 시달려 왔다. 일본의 무인양품(無印良品)을 연상시키는 매장 콘셉트와 디자인, 다이소와 유니클로를 반반 합친 것 같은 브랜드 로고 등으로 인해 ‘짝퉁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다이소와 판매 방식이나 매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실제로 미니소가 일본의 200엔숍(약 2200원)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는 평가다. 

지속되는 논란 속에서 미니소는 디자인 강화 전략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중국·일본·한국·스웨덴·덴마크 등 200여명의 해외 디자이너를 고용해 중국식 디자인으로부터 탈피를 시도했다. 그러면서 감각적이고 단순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했다. 마블·카카오프렌즈 등 인기 캐릭터 상품을 유치하거나 색채 전문기업 ‘팬톤’ 등 유명 기업과 협업한 제품도 내놨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짝퉁 이미지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됐다.

오프라인 매장을 주무대로 했다는 점도 미니소의 장점으로 꼽힌다. 너무 저렴한 가격 탓에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오프라인 전략을 택한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위주로 매장 수를 늘리면서 소비자와의 접촉점도 확대했다.

◆”해외무대 확장으로 위기 돌파할 것”

이처럼 수차례 위기를 극복한 미니소가 이번에는 해외무대 확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갈 전망이다.

미니소는 현재 중국, 싱가포르, 홍콩, 미국, 캐나다 등 80여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해 매장을 운영 중인데, 해외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미국에서의 매출은 전체 수입의 13.6%에 달했고, 유럽은 1.9%, 동남아시아는 15.9%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약 30%가 해외 시장에서 나오는 셈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해외 매장 확대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미국·나이지리아·인도·콜롬비아·프랑스·캄보디아 등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것이며, 올해 내 해외 매장을 600개로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치도 1200개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예 CEO는 “이미 지난달 20일 프랑스에 첫 매장을 열었고, 개점 이후 이곳의 하루 매출이 줄곧 10만 위안을 넘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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