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화성연쇄살인 14건 모두 진범 인정..."올 것이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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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의종 인턴기자
입력 2020-11-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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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차 사건 윤성여씨 재심 증인으로 34년만 법정 출석

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이춘재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 재심에 화성사건의 진범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해 진실을 밝혔다. 이춘재는 8차 사건의 진범도 자신이라고 밝혔다.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2일 오후 1시30분 윤씨에 대한 재심 9차 공판을 열고 이춘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이춘재는 청록색 수의에 하얀색 운동화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짧은 스포츠머리에 주름진 얼굴로 증인대에 섰다. 이춘재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증인선서를 한 뒤 윤씨 변호인인 박준영 변호사 질의에 대한 답변부터 입을 열었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 재수사가 시작된 것에 대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재수사를 거치면서 밝혀진 화성·청주 지역 14건 연쇄살인 사건 진범이 자신이라고 법정에서 자백했다. 형사소송법상 위증을 할 경우 처벌을 받는다. 

또 '가석방 기회에 대한 희망이 있었는데 자백 후 그 희망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는가'는 질문엔 "이 사건이 나고 나서 영원히 묻힐 것이라는 생각을 안했다"고 답했다.

1988년 9월 16일 박모양(당시 13세)은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윤씨는 수사 과정에서 진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20여년간 복역해 지난 2009년 가석방됐다. 이후 이춘재가 해당 사건(8차 사건) 범행이 자신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윤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다만 이춘재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원조직법상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피고인 동의가 있을 경우 공판 개시 전 혹은 판결 선고 시 법정 내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춘재가 피고인이 아닌 증인 지위이며, 법정 질서 유지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이를 불허했다.

이춘재가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해당 재판이 윤성여씨에 대한 재심이기 때문이다. 또 이춘재가 해당 혐의에 대해 진범이라고 자백을 했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돼 공소제기는 불가능하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지난 7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1986년 9월~1991년 4월 화성·수원 등지에서 이춘재가 총 14건 살인사건·9건 강간사건을 저질렀다고 최종 수사 결과 발표한 사건이다.

살인사건 14건 중 5건은 증거물 DNA 검출을 통해 이춘재 범행이 명백해졌으며, 나머지 9건은 DNA 검출은 없었으나 이춘재 자백으로 사건 윤곽이 확실해졌다. 

이춘재는 1994년 청주에서 처제 살해·시신 유기 혐의로 체포돼 1995년 7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그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부산교도소에서 복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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