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그림일수록 눈길을 끄는 순간이 있다.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이 KBS 1TV '아침마당'에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이 그렇다.
두 사람은 내일(21일) 방송되는 '아침마당' 화요일 코너 '소문난 님과 함께'에 출연한다. 이서진의 KBS 프로그램 출연은 10여 년 만이고, 이서진과 고아성이 함께 방송에 등장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두 배우는 연극 '바냐 삼촌'을 통해 나란히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작품 홍보를 위한 출연이지만, 무대가 '아침마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랫동안 국민의 아침을 열어온 '아침마당'은 젊은 시청자들에게 어딘가 멀고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주부, 중장년층, 사연, 노래, 전문가 강연. 안정적이면서도 고루하다는 인상이 함께 따라붙었다.
이 변화의 핵심은 '젊은 척'이 아니다. 장수 프로그램이 가장 위험해지는 순간은 자기 나이를 부정할 때다. 이 가운데 '아침마당'이 택한 길은 젊은 프로그램 흉내가 아니라, 오래된 신뢰감 안에 낯선 얼굴을 앉히는 일이다.
그래서 이서진과 고아성의 출연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두 배우는 '아침마당'의 전통적인 게스트들의 결에선 살짝 비켜 서 있다. 지나치게 튀는 인물도 아니다. 대중적 인지도와 연기 경력을 갖췄고, '첫 연극 도전'이라는 명확한 이야기도 있다. '아침마당'이 잘하는 진정성의 문법과, 요즘 콘텐츠가 원하는 화제성의 문법이 겹치는 구간이다.
출연자 입장에서도 손해 볼 장사가 아니다. 요즘 스타 홍보는 유튜브, 숏폼, 웹예능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채널에 나와 비슷한 톤으로 웃고 떠드는 순간, 차별점은 사라진다. '아침마당'은 다르다. 그곳에 앉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생긴다. 배우는 작품 홍보를 넘어 자신의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고, 프로그램은 낯선 조합 자체로 화제를 얻는다.
이것이야말로 윈윈이다. '아침마당'은 스타에게 무게를, 스타는 '아침마당'에 새로움을 준다. 한쪽은 신뢰를 빌려주고, 다른 한쪽은 화제성을 가져온다. 전통과 트렌드가 서로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잠시 같은 테이블에 앉는다.
위험도 있다. 유명인을 부르는 것만으로 프로그램이 젊어지는 건 아니다. 왜 이 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 그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새롭게 나올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다행히 이서진과 고아성에게는 그 이유가 있다. 첫 연극, 무대 도전, 배우로서의 변화. '아침마당' 특유의 진솔한 대화와 잘 맞아떨어질 만한 재료들이다.
두 사람의 출연은 '아침마당'이 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예고편에 가깝다. 오래된 프로그램이 살아남는 방식은 과거를 버리는 게 아니다. 과거의 신뢰 위에 지금의 얼굴을 얹는 것이다. '아침마당'이 가진 친근함과 안정감은 여전히 강력한 자산이다. 다만 그 자산을 더이상 익숙한 사람들끼리만 나눠 쓰지 않겠다는 선택이 필요했을 뿐이다. 그 선택 덕분에, 오래된 아침이 가장 신선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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