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역대 최고투표율 가능성…"폭력사태 일어날 수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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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0-25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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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은 복잡하다. 일단 다음 달 3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지는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지 않는다. 유권자는 우선 '대통령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을 뽑는다. 이후 선거인단이 다시 대통령을 뽑는다. 일종의 간접선거다.

네브래스카와 메인 등 불과 2개 주를 제외한 모든 주가 1위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원을 배정한다. 승자독점제다. 미국 전체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조 바이든 후보가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 득표수가 많아도 패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양당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경합 주에서 아주 근소한 차로라도 밀릴 경우 한 번에 많게는 29명 적게는 10명에 달하는 선거인단이 사라져 버린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역시 승자독점제 탓에 패배했다. 전체 득표수에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 근소한 차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난 18일 기준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대부분의 주에서 우위를 보인다. CBS와 유고브의 공동여론조사 전망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79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163명에 불과하다.

경합주에서도 바이든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미국 현지 언론은 투표를 둘러싸고 심각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선 미국 사전투표가 이미 5650만명을 넘어섰다. 직접 사전투표와 우편투표를 합친 것이다. 미국 선거프로젝트는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10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24일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투표일 전에 선거를 마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24일 소셜미디어에는 뉴욕시 등에 사전투표를 위해 몰려든 인파가 길게 늘어선 사진들도 속속 올라왔다. 문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참여도가 높은 우편투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우편투표가 부정선거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지자들에게 선거 과정을 면밀히 감시해야 한다면서 선거 시스템에 불신을 보였다. 외신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선거 이후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해 미국에서 소매상들은 유리를 강화유리로 바꾸거나 안전요원을 고용하고, 시위대를 막기 위한 방어물 등을 놓는 등 만일의 소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양당 소속의 시민들 모두 총을 휴대하고 있으며 탄약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전 세계 민주주의 기준이 됐던 미국의 선거가 최근 얼마나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지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시스템의 진실성에 대해 처음으로 의구심을 제공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주들의 선거제도 변경을 두고 양당의 논쟁이 가열됐다. 이런 갈등은 미국에서 선거를 치르기 더 힘들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경합 주들이 가지는 부담은 극심하다. 알 슈밋 공화당 선거위원장은 “필라델피아가 2020년 선거의 중심이 되면서 논쟁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논란이 있으면 연방대법원은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주별로 선거와 관련된 소송에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선거인단 투표일은 12월 14일이다. 투표일로부터 한 달간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만약 우편투표 등 개표 결과가 늦게 발표될 경우 투표일 이후 한 달간 극심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외신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은 내년 1월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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