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으로 몰락하는 중산층...코로나 충격에 '동남아 5대 경제국'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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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0-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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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가장 큰 요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국가의 중산층 노동자들이 신규 빈곤층으로 몰락하고 있어서다. 새롭게 빈곤층으로 몰락한 중산층은 그간 동남아 경제를 지탱해 온 핵심 계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동남아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5대 경제국'에서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몰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 대부분이 국가 경제의 핵심층인 만큼 경제적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말레이시아가 -17.1%로 가장 심각했고, 필리핀(-16.5%)과 싱가포르(-13.3%), 태국(-12.2%)이 뒤를 이었다. 인도네시아는 -5.3% 기록했다. 이들 국가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이미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동남아 국가가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수요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센터(CSIS)는 "동남아 국내총생산(GDP)의 60%를 내수 소비가 차지하는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동남아 국가들은 내수 중심으로 경제가 굴러가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수 시장이 침체하면서 경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크리얀카 키쇼어 연구원은 "소비 부진 등이 계속해서 고용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는 회복이 장기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난다 해도 당분간 경제 충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키쇼어 연구원은 "2022년까지 동남아의 GDP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2%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동남아 5대 경제국'의 GDP 증가율 추이[자료=블룸버그 캡처]


특히 필리핀은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세계은행(WB)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 내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문을 닫은 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은 언제 다시 영업을 재개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필리핀 마닐라 소재 아시아개발은행(ADB) 라메시 수브라마니암 아시아 담당 국장은 "올해 아시아의 신규 빈곤층 집계에서 필리핀은 인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필리핀에서는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필리핀에서는 동남아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현재(한국시간 15일 오전 10시 24분 기준) 필리핀에서는 34만653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망자는 6449명에 이른다.

전망도 밝지 않다. 유엔 세계개발경제연구소는 "최악의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3억4740만명이 하루 5.5달러(약 6288원) 미만의 소득을 벌 위험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동남아의 경제 충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SBC홀딩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조업이 위축되고 관광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 내년 초까지 진통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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