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실패하면, 전 세계 포퓰리즘 정치인들 힘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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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0-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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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적인 인물로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모디 인도 총리 꼽혀

다음 달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경우, 포퓰리즘 정치를 내세우는 다른 지도자들의 기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국제정치 전문가들을 인용, 대선 결과에 따라 전 세계에서 득세하고 있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문턱을 넘지 못하면 포퓰리즘 정치를 내세우는 세계 각국 정상들의 권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탈리아 극우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이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중앙유럽대학(CEU)의 에린 크리스틴 젠 국제관계학 교수는 "세계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의 포퓰리즘 지도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패배한다면 그간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 혹은 암묵적인 지지에 의존해온 전 세계 포퓰리즘 정부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포퓰리즘 지도자들은 체계적인 제약에 도전하며 국제 질서 안에서 자기 나라의 위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6년 당시 정치 지형은 전 세계적으로 '포퓰리즘의 물결'이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부터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까지 전 세계 포퓰리즘 정치인과 정당들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닮아있었다. 이들은 우파 정치 논리에 치우쳐있었고, 반(反)기득권과 이민 반대 정책에 힘을 싣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이들은 국제화(globalization)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도 드러냈었다.

특히 지난 2016년 영국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수년간 유럽통합 회의주의가 확산했던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EU를 탈퇴하기로 했다. 이는 반(反)이민주의를 앞세운 영국 독립당(UKIP)이 주도했다.

CNBC는 영국인들이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였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것과 맞닿아있다고 전했다. 이 구호는 대도시 엘리트들과 정치 권력자들에게 버려졌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장하라는 요구로 내비쳐졌다.

나디아 어비나티 콜롬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특히 유럽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세계 각국에서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줄어드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시작으로 일명 '포퓰리즘 동맹'이 줄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퍼진 포퓰리즘 정치 트렌드에 제동이 걸릴 수는 있지만,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탈선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외교전문지 애틀랜틱의 기자인 야스민 세르한은 "이탈리아의 극우 정치인인 마테오 살비니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고 해서 변할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논쟁이 되는 사안 대부분이 국가 안에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트럼프의 재선 실패가 곧 포퓰리즘 정치인의 패배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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