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형의 味슐랭]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먹어보니…“무늬만 군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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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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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품가격 6400원…가성비 떨어져

  • 스프·우유 없어…‘앙꼬 빠진 찐빵’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사진=조재형 기자]


16년 전 군 복무 시절 매주 일요일 아침 식사로 군대식 햄버거인 ‘군대리아’가 식탁 위에 올랐다. 쌀빵에 패티, 가공샐러드, 치즈, 스프, 우유, 딸기잼 등으로 구성된 단촐한 식단이었다. 전방 외진 곳에 위치한 부대에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특식이었다.

롯데리아가 최근 군대리아를 콘셉트로 한 ‘밀리터리버거’를 야심차게 내놨다. 버거 원재료를 식판에 담아 취향대로 즐기는 밀키트형 제품이다. 롯데리아는 최근 유튜브에서 군대 체험 예능으로 인기를 끈 이근 예비역 대위를 모델로 발탁해 홍보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밀리터리버거 인증글이 연이어 게재됐다. 옛 추억을 소환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떨어진다”, “두 번 다시 사 먹지 않을 것”, “버거 기획자가 미필 아니냐” 등 혹평이 주를 이뤘다. 맛이 궁금했다. 밀리터리버거를 맛보기 위해 롯데리아 매장을 찾았다.

밀리터리버거는 번 2장, 패티, 햄, 치즈, 딸기잼, 불고기 소스, 가공샐러드, 양배추 믹스로 구성됐다. 단품 가격은 6400원, 세트는 8100원이다. 세트를 구매했더니 감자튀김과 탄산음료가 추가됐다. 제품이 담긴 트레이는 흰색 종이 재질이었다. 배달 주문 시 제공되는 은색 트레이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군대리아의 핵심 요소인 스프와 우유는 제공되지 않았다.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 없었다. 보통 버거처럼 빵에 패티, 야채 등을 넣어 먹기도 하지만 군대리아는 수프에 빵을 찢어 찍어 먹는 게 별미다.

군대리아의 맛을 좌우하는 가공샐러드 역시 군 생활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긴 부족한 맛이었다. 군대 가공샐러드 특유의 꾸덕함이 없었고 햄 양도 많지 않았다. 군대에서 먹던 방식대로 번에 딸기잼을 바르고 패티를 올린 뒤 소스를 발랐다. 그 위에 양배추와 가공샐러드를 얹어 다시 번으로 덮어 마무리하고 한 입 먹어봤다.

마르셀 프로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찍어 먹은 마들렌을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떠올리는 일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추억 속의 맛과는 전혀 다른 맛이 났다. 음료 없이 먹기 굉장히 뻑뻑했다. 다만 햄이 추가로 들어 있는 점은 좋았다. 버거 1개를 만들어 먹고 나니 재료가 거의 남지 않았다. 번에 찍을 딸기잼 역시 부족했다.

온라인에서의 혹평처럼 가성비가 굉장히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밀리터리버거의 단품 가격은 6400원으로 최고가인 한우불고기버거(7000원)와 ‘AZ버거’(6,600원)의 뒤를 잇는다.

호기심에 먹어볼 수는 있지만 재구매 의사는 없었다. 차라리 비슷한 가격대의 버거를 선택하길 추천한다.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사진=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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