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불정권 먹튀정권”…野, 재정준칙 정부안 맹비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도형 기자
입력 2020-10-06 11:1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채무비율 60%는 한도까지 마음껏 쓰겠다는 것”

국민의힘이 6일 정부가 마련한 재정준칙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부안은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에 맞춰 재정을 관리한다는 건데, 그간 채무비율 마지노선을 40%로 삼아왔던데다 예외 규정을 폭넓게 둬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빚을 늘릴 수 있도록 ‘면죄부’를 스스로 부여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재정건전성 관리를 위해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눈 가리고 아웅 정도가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깨기 위한 재정 준칙 아닌가 싶다”며 “채무비율을 임의로 60%까지 정해놓고 그 한도에서 마음껏 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건 재정준칙이 아니라 채무비율 60%까지 마음껏 쓰도록 허가장을 내달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준칙도 2025년 시행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가불정권, 먹튀정권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류성걸 의원은 “채무비율이 현재 44.9%다. 그런데 60%라는 건 결국 60%까지 빚을 내서 쓰자는 얘기”라면서 “빚을 더 내서 많이 쓰자는 재정준칙, 미래세대에 부담을 가중하는 재정준칙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또 “지금 우리나라가 쓰고 있는 국가채무비율의 기준과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기준이 많이 다르다”며 “사실상 국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국가채무비율을 따지면 거의 50% 내외는 되는 수준”이라면서 “국가채무비율을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지 먼저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같은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의원은 관리재정수지가 아닌 통합재정수지를 적용한 점을 문제 삼았다. 통합재정수지는 순수한 재정수입에서 순수한 재정지출을 차감한 수치인데, 재정건전성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선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수지를 제외한 수치인 관리재정수지를 이용한다.

송 의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사회보장성기금은 수익이 많고 지출이 적어 흑자를 내고 있는데 이 흑자를 포함한 통합재정수지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일반재정지출에 대해 그만큼의 적자를 더 인정하겠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통합재정수지 –3%를 기준으로 제시한 정부안에 대해 “매년도 재정수지는 균형을 맞추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3%의 기준을 갖고 항상 적자 재정을 고착화하고 이걸 공식화하겠다는 정부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자의적으로 바꿀 수 없도록 관련 기준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명시하고, 2025년이 아닌 내년부터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소속 의원들은 이미 재정건전성을 관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재정준칙은 국가가 재정총량을 정해서 방만한 재정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건데, 중요한 핵심 지표를 정부에서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재정준칙을 무의미하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송 의원은 “다 시행령에서 정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자의적으로 하겠다는 말 밖에 안 된다”며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반드시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시행령으로 기준을 정할 경우, 정부의 판단과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바꿀 수 있어 정부의 뜻대로 관련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

그는 “재정준칙 도입을 위해 법을 개정하자는 점에서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 “내년부터 국가채무비율 45%를 적용하자고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