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재발견]① '홈시네마' 열풍…집, 영화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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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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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홈시네마족'이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19는 우리의 삶과 의식을 넘어 문화까지 단숨에 바꿔버렸다. 집콕생활은 곧 새로운 문화를 생산해냈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집은 본래의 휴식 기능을 넘어 사회활동, 여가활동까지 수행하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강제적인 집콕생활을 하게 된 우리는 집 안에서 저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개척하며 지루한 일상을 이겨내기 시작했다. 영화관을 가는 대신 OTT(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더 이용하는가 하면 집 안에서 캠핑을 즐기며 여행 기분을 만끽하기에 이르렀다. 그저 치열하고 고단했던 삶을 덜어낼 '쉼터'쯤으로 치부됐던 집이, 본래는 우리네 삶과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었다는 것을. <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은 '가슴앓이'를 해왔다. 영화관 방문도 쉽지 않았고 신작 영화도 만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콕' 기간이 늘어나며 영화 팬들은 집안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영화 팬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의 경우 오리지널 영화·드라마를 제작하는 데다가 전 세계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영화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올 2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1억9295만명을 돌파했다. 신규 가입자만 무려 1009만명.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진출 4년 만에 올해 3월 국내에서만 사용자가 2월 대비 22% 증가했다. 총 사용 시간 또한 2월 대비 3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넘었다.

A씨도 몇 달 전 '넷플릭스 붐'에 합류했다. '집콕' 기간이 늘며 집에서 즐길만한 콘텐츠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OTT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은 밖에 나가기가 무섭잖아요. 집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넷플릭스에 가입하게 됐어요."

A씨는 올해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도 OTT 콘텐츠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거든요. 연휴가 길다 보니 무료했는데 밀린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집안을 영화관처럼 꾸며놓고 영화를 즐기는 영화팬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B씨는 집안을 영화관으로 꾸며놓았다. 주말마다 영화관을 찾을 정도로 영화광이지만 코로나19로 반년 가까이 영화관을 찾지 못해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 빔프로젝터를 구입해 최신 영화부터 고전 명작까지 즐기고 있다고.

"TV나 노트북 등으로 영화를 볼 수도 있죠. 하지만 영화관이 주는 분위기가 있잖아요. 집중하기도 좋고 설레기도 하고…. 특히 저는 TV나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면 중간에 자꾸 딴짓하게 되더라고요. 중간에 멈추고 딴짓을 하느라 끝까지 못 본 영화도 많고요."

B씨는 가정용 미니 빔프로젝트를 구입하고 안방을 영화관처럼 꾸몄다. 한쪽 벽면을 이용해 영화를 볼 수 있어 제법 영화관 같은 분위기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콘텐츠 구매도 간편하고 접근성이 용이해 구매 후 많은 영화를 보았다고 말했다.

"작동법이 어려울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간편하더라고요. 와이파이 연결도 돼서 휴대폰에서 영화를 결제하면 빔프로젝터로 볼 수 있었어요. USB 연결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B씨는 영화 팬들 사이에서 '홈 시네마' 열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집안을 영화관처럼 꾸미고 온라인 커뮤니티나 개인 SNS에 올리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최신 유행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종식이 너무 먼일처럼 느껴져요. 예전처럼 일상을 누릴 수 없어도 작은 행복이나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게 고민해보는 거죠."

최근 SNS에서 '홈시네마' 인증 열풍이 불고있다[사진=인스타그램 '홈시네마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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