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노딜' 1주년, 트럼프 코로나 확진 변수에 더 멀어진 한반도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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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0-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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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폼페이오 美 국무장관 방한 일정 '불가피한 사정'으로 연기

  • 日 방문은 예정대로 추진…美 대선 앞 반중전선 확보 집중

  • 한반도 문제 관심 떨어진 듯…"옥토버 서프라이즈 어렵다"

  • "폼페이오 방한 연기, 美 대선 앞두고 시간 번 셈 긍정적"

2019년 10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비핵화 실무회담이 ‘노딜’로 끝나고 1년 지난 현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점점 꺼져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이라는 돌출 변수가 한미 외교 일정에도 영향을 주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4일 한·미 외교당국에 따르면 오는 7~8일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 일정이 돌연 연기됐다. 앞서 한·미 외교당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을 통해 양국 간 외교 현안을 풀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영향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되면서 이런 계획도 무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유럽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도 아시아 순방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인 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4~6일 일본 도쿄만 방문하고 당초 예정됐던 몽골과 한국 방문은 연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하기 전 기자들을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한국 외교부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연기 소식을 전하며 “아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폼페이오 장관 방한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반전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유럽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에도 아시아 순방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뒤인 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4~6일 일본 도쿄만 방문하고 당초 예정됐던 몽골과 한국 방문은 연기했다.

한국 외교부는 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연기 소식을 전하며 “아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 다시 폼페이오 장관 방한이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미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반전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미국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줄 이른바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로 제3차 북·미 정상회담 또는 실무대화 재개 등이 거론됐었다. 이런 와중에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 방문이 예고됐고,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에는 힘이 실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군 병원에 입원하면서 ‘10월 서프라이즈’ 희망은 완전히 사라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은 다 없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와서 대북 메시지를 보낸다고 해도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 때문에 유화적인 메시지가 나오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미국 대선 전까지 북미 만남은 없을 거라며 ‘10월 서프라이즈’ 기대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점을 시사했다.

특히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전날 KBS 9시뉴스에 출연해 “‘옥토버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처음 나올 때부터 현실성이 높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또 그런 것을 하려면 북한이 요구하는 조건을 미국이 이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사진=AF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 연기로 북·미 대화 급진전에 대한 기대는 없었지만, 미·중 갈등 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한국으로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 목적이 반중(反中) 전선 확보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 순방의 핵심 목적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QUAD, 다자안보협의체) 외교장관 회의 참석”이라면서 “한국에 와서도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 방한과 함께 거론됐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도 불투명해진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앞서 외교가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왕 부장도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반도가 미·중 갈등의 전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미·중 고위급 인사가 앞다퉈 한국을 찾는 것은 결국 미·중 갈등 속 한국을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깊게 담겨있다는 해석에서다.

박 교수는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압박에서 벗어나) 11월 미국 대선까지 볼 수 있는 시간 여유를 갖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은 10월에 아시아를 다시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방문 일정을 조정할 것”이라며 몇 주 뒤 아시아 재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국무부 장관의 일정상 10월 중 한국 방문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박 교수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10월 중 아시아 방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 미국 대선 등 변수가 많다”면서 “(아시아 방문 일정을) 다시 검토한다는 것은 반드시 온다는 소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오는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전략무기도 폼페이오 장관 아시아 일정 조율의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11월이 대선인데 10월 중순에 (미국 국무부 장관의 아시아 방문이) 가능할까.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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