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나훈아는 어떻게 '밈'이 됐나?

최송희 기자입력 : 2020-10-01 16:31

비대면 콘서트로 온라인 유행을 선도한 가수 나훈아 [사진=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캡처]

가황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가수 나훈아의 언택트 콘서트에 전 세계가 들썩거렸다.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던 '트롯신이 떴다' '뽕숭아 학당'도 나훈아 앞에서는 맥을 못 추었다. 시청률은 물론 실시간 검색어도 온통 '나훈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30세대마저 나훈아에게 빠져버렸다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밈(Meme·유행 요소를 응용해 만든 사진이나 동영상)' 문화까지 점령해버렸다.

지난 30일 KBS2에서는 나훈아의 비대면 콘서트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가 방송됐다.

나훈아의 방송 출연은 2006년 MBC 특별기획 '나훈아 스페셜' 이후 14년 만이며 KBS를 통한 방송 출연은 1996년 '빅쇼' 이후 무려 24년 만이었다. 그간 어떤 제안이나 요청에도 방송 출연을 거절했던 나훈아는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에게 위로를 주고자 이번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인 만큼 '노개런티'로 공연에 임했다는 후문이다.

재방송도 다시보기도 없는 진짜배기 '콘서트'였다. 이날 공연은 국내와 덴마크, 사할린, 짐바브웨, 호주, 러시아, 태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볼 수 있어 전 세대 팬들이 안방극장 1열에 모여앉았다.

반응은 충격적일 정도였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29.0%(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첫날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시청률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10%대 시청률을 회복하며 상승 곡선을 기록, 13.3%까지 올라섰던 '트롯신이 떴다2'는 평균 2%대로 급락하며 직격타를 맞았고,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뽕숭아 학당'도 시청률 하락했다.

트로트 가수 나훈아가 2030 세대의 '밈'을 이끌었다[사진=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캡처]


방송 시작부터 다음날까지 실시간 검색어는 온통 '나훈아'였다. 그의 나이, 고향, 학력 등은 물론이고 라이벌인 남진까지 언급되며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실시간 검색어 반응은 최고 인기인 아이돌에게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가장 빠르게 '밈' 문화를 전파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트위터 등은 방송 당일부터 나훈아의 과거 영상, 사진, 인터뷰 등을 퍼 날랐다. 무대를 장악하는 나훈아의 모습을 두고 퀸의 프레디 머큐리,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호랑이 등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들이 열광한 건 나훈아의 젊은 감각 덕분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TV를 보던 젊은 세대들이 나훈아의 엄청난 가창력은 물론 무대를 꾸미는 젊은 감각에 함께 열광한 것이다. 찢어진 청바지와 민소매를 입은 70대 가수는 보는 이들을 부끄럽거나 멋쩍게 만들지 않았다. 여전히 건재함에 그저 '감탄'만 나왔을 뿐이다.

실시간 검색어, 트위터 등 장악한 나훈아[사진=KBS2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방송 캡처]


부모님 세대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충격을 안겨준 공연이었다. 네티즌들의 '밈' 생성은 더욱더 빨라졌다.

"엑소팬인 사촌동생이 할머니께 야광봉을 드림", "내일 출근하신다던 어머님이 다시 거실로 출근" "어머니가 자리를 못 떠나신다. 아버지가 식혜 요청했다가 꾸중 들으심" 등 집안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하기도 했고, 그의 신곡 '테스형!'을 패러디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와 비교하며 "프레디 머큐리가 나훈아보다 늦게 데뷔했다" "이제 프레디 머큐리를 브리티시 나훈아라고 부르자"는 등 유쾌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현직 스타들도 나훈아의 무대에 열광했다.

김희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시간 관람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 형! 나훈아"라고 그의 신곡을 따라불렀고, 쌈디도 "소크라테스 형!"이라는 글을 남겼다. 보아도 직접 관람 중인 영상을 짧게 올리며 "King"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가황 나훈아의 무대에 대중들의 흥분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그를 따르는 '밈' 문화 역시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겠다는 그의 취지가 제대로 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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