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 칼날 무뎌진 것 아냐...조사·심판 기능분리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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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9-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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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취임 1년 기자간담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칼날'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일축했다.

조 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가 가진 심판 기능과 조사 기능이 독립돼 중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최근 한화S&C의 일감 몰아주기를 무혐의 종결하고, 지난 5월 미래에셋대우에 일감 몰아주기로 과징금 43억원을 부과했으나 박현주 회장에 대한 형사고발은 하지 않다. 이후 공정위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는 "사법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위법성 입증 정도는 굉장히 높다"며 "공정위 조사국의 실질적인 증거 분석과 법리 적용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위원회가 무혐의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는 준사법적 기능을 하는 공정위가 위법성 입증의 정도가 높은 1심으로서의 기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법 집행에 있어 무뎌졌다고 보지 않고 오히려 사건국에서 제시한 자료를 제대로 평가했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동의의결제도는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애플이 현재 동의의결절차를 진행 중이다.

동의의결제도는 사업자가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법 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동의의결은 사안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보상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반면 법적 다툼을 벌이지 않아 기업 봐주기라는 비판도 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가 법을 적용하고 의결하고 시정조치와 함께 평가하면 이에 불복하고 법원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며 "대법 판결이 나야 위법성이 인정되는데, 5~10년이라는 기간은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 이미 기술이 바뀌었을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의의결은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집단국에는 애정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집단, 소위 재벌이 국민 경제에 차지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기업집단국이 정책적이나 사건처리 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치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국은 2017년 9월 경쟁정책국 내에 있던 기업집단과를 확대 신설됐다. 기업집단국은 재벌 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한다. 하이트진로를 시작으로 효성, 대림, 미래에셋대우 등 공시대상기업집단뿐 아니라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SPC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제재했다.

기업집단국은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지원 등을 규율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5개과(기업집단정책과, 내부거래감시과, 부당지원감시과, 공시점검과, 지주회사과)로 구성된 한시 조직이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부처가 신설 조직을 만들 때 2년간 한시 조직으로 두고 행정안전부의 평가를 거쳐 정식 조직이 된다.

지난해 행정안전부는 정부부처 신설기구 성과 평가에서 공정위 기업집단국을 정규 조직화하는 대신, 평가 기간을 2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내년 9월 30일까지 기업집단국의 성과를 보고 존폐를 정하겠다는 의미다.

조 위원장은 "(존폐에 대한) 평가는 머릿속에 두지 않고 있다"면서 "정책 목표를 충실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CVC 관련해서 여러 우려가 있었다"며 "지주회사 체계와 금산분리의 근간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정경제와 시장질서 확립뿐 아니라 혁신경제도 중요하므로 벤처나 새로 출범하는 스타트업에 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지길 기대한다"이라며 "실제 기업들의 경제에 혁신을 일으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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