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왜 그러십니까…마스크 착용 요구가 그렇게 분노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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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기자
입력 2020-09-0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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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해자 50대 이상 가장 많아…89%가 남성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행정 명령할 정도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 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가해자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50대 이상 어르신들이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을 지나던 열차 내에서 50대 남성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승객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남성 2명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자 자신의 슬리퍼로 뺨을 때리고 목까지 조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승객을 폭행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이 남성은 마스크 착용 요구에 화가 나서 때렸고,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일 마스크를 손에 든 채 승강장 입구를 지나던 70대 남성은 사회복무요원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자 욕을 하고 다른 직원을 때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 분이 풀리지 않은 이 남성은 이틀 뒤인 3일 또다시 역무실을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사회복무요원의 뺨을 때렸다. 이 남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경찰은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마스크 착용을 두고 버스 기사와 말다툼을 벌인 50대 남성은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 오겠으니 기다리라고 요구했지만 운행 시간을 맞추기 위해 버스기사가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자 택시를 타고 뒤따라가 주먹을 휘둘렀다. 

경찰청에 따르면 8월 말까지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시비로 폭행을 행사한 사건은 385건이다. 이 중 198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는 수사 중이다. 특히 버스에서 일어난 폭행 사건은 208건으로 가장 많았고, 택시(130건)와 지하철(7건)이 뒤를 이었다.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시행된 지난 5월 13일부터 8월 25일까지 대중교통 탑승 제한 마찰 사건은 141건으로 151명이 검거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38명), 40대(24명), 10·20대(23명), 30대(19명) 순이었다. 특히 16명을 제외하고 135명(89%)이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고,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이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경찰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방역수칙 준수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하에 엄정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과 시민 제지에 불응하면서 범행을 지속할 경우 현행범 체포는 물론 시안이 중대할 시 강력팀에서 전담해 구속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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