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씨마른 전세…가을 이사철에도 수급불균형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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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박기람 기자
입력 2020-09-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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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으로 재계약 중심으로 전세시장 돌아가

  • 서울 신규공급도 줄어…내년에도 전세난 지속될 것

[사진= 아주경제DB]


전문가들은 9~10월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한다. 정부의 부동산 통계 공식 집계기관인 한국감정원도 최근 발표한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및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물건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서 재계약 중심으로 시장이 돌다 보니까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물건이 눈에 띄게 부족해진 원인"이라면서 "저금리 등으로 인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도 과거보다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기본적으로 전세시장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시기다. 청약대기 수요가 늘어나고 대출과 주택구매 등이 여의치 않아 남아야 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면서 "전세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비해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에 진입한 만큼 매물 부족에 기인한 전세난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8월 126.3을 기록해 지난 7월(118.3)보다 상승했고 기준치인 100을 계속 상회하고 있다. 이는 일선 중개업소에서 체감하는 부동산 경기 흐름을 토대로 3개월 후 아파트 전세가격동향을 조사한 수치다. 서울(140.9)과 경기(132.9)가 가장 높았다.

김규정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통적인 계절 이사 수요와 학기 시즌 이사 수요는 적어졌다"면서 "다만 상반기부터 나타난 수도권 전반적인 수요증가와 가격상승, 공급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가을에도 전월세난이 계속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금융 규제 강화로 주택 매입이 어려워진 실수요자 중 일부가 전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전세 물건 품귀와 겹쳐 상반기 대비 가격 상승세가 소폭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덩달아 전세 물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전셋값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는데, 내년 서울 입주량이 올해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라면서 "기존 전세 물건도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라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까지 물건이 출시 안 되는 상황이어서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저금리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적은 데다 단기적으로 전세 물건이 쏟아질 가능성도 없어 내년에도 전세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3기 신도시 등 정부 공급대책은 실제 입주까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전·월세 수요 분산이나 감소, 가격 영향 개연성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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