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도권 피해도 상당한데…김정은, '황해도' 재방문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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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8-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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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해도' 北 최대 쌀 생산지…식량난 우려한 듯

  • 김정은 "농작물 복구에 당 각 부서 총동원하라"

북한의 수도 평양을 비롯해 수도권, 황해도가 올해 제8호 태풍 ‘바비’의 상륙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여 일 만에 황해도를 다시 찾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김 위원장이 올해 8호 태풍 ‘바비’ 피해 지역인 황해남도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에도 1박 2일 일정으로 홍수 피해를 본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를 찾아 수해현장을 직접 챙긴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수도 평양보다 황해도의 피해 상황을 더 챙기는 것은 황해도가 북한 최대 쌀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대북제재 장기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 봉쇄 등으로 곡물 수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황해도의 쌀 수확마저 차질이 생기면 대규모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는 관측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8호 태풍 ‘바비’가 강타한 황해남도를 찾아 피해지역을 돌아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신문에 공개된 사진 속에서 김 위원장이 이삭과 옥수수를 살펴보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시찰에서 “모든 힘을 집중해 태풍 피해를 빨리 가시기 위한 사업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농업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농업과학연구기관들과 연계 밑에 농작물 피해 상태를 정확한 진단(을)하고, 생육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 수확고(수확량) 감소를 최소한 줄이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 중앙위원회 각 부서를 황해남도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 복구 사업에 모두 동원하라”고 주문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7일 제8호 태풍 '바비'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가로수들이 부러져 도로를 뒤덮은 모습을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황해도의 이번 태풍 피해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황해남도) 옹진, 태탄, 장연군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포전들에서 강냉이(옥수수)대가 넘어지거나 꺾어졌다”면서 “논벼잎이 상하고 콩포기들이 넘어졌고, 많은 비가 내려 일부 농경지가 침수됐다”고 전했다.

이달 초 김 위원장이 찾았던 황해북도의 상황도 심각한 듯하다. 신문은 “(황해북도의) 수백 정보(1정보=3000평)에 달하는 면적의 농작물이 넘어지고, 공공건물들의 지붕들이 날아 났으며 나무들이 부러지면서 도로들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또 전력선이 끊겨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도 중단됐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번 현지시찰은 지난 25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의 연장 선상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 ‘바비’ 상륙을 대비해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앞서 본지와 통화에서 최근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회의체 성격에 따라서 정확하게 자기 임무를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수해 등 긴급한 사안에 대해 예방적·사후적으로 얼마나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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