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 CEO 인사이트]​식약처 ‘회귀의약품’ 도입 요청에 응한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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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8-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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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 제약사 거부한 국가필수의약품 도입 수용…강 회장 경영철학 반영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회장[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제공]



1990년 3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경기도 광주에서 충남 연기군 조치원으로 공장 이전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에서 강덕영 회장의 표정은 굳어 보였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생산설비로 한 단계 높은 품질의 의약품을 만들겠다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그로부터 30년 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높은 품질 기준을 바탕으로 타 제약사가 거부한 국가필수의약품 공급에 나서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강 회장이 5000만원으로 회사를 창업할 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온 이타적인 경영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항암제 ‘한국유나이티드닥티노마이신주(성분명 닥티노마이신)’의 시판을 허가 받았다.

이 의약품은 윌름즈종양, 임신융모종양, 횡문근육종, 고환종양, 유잉육종에 적응증을 갖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닥티노마이신 성분으로는 유일하다. 닥티노마이신은 2015년 퇴장방지의약품, 지난해에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동결주사제다.

하지만 닥티노마이신이 다시 국내 제약사를 통해 공급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을 거쳐야만 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닥티노마이신주 주사제를 1992년부터 생산해왔으나 제조원가가 높아 생산과 공급이 수월하지 못했다. 또 사용량이 적고 원료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판매를 지속한다고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의약품은 아니었다. 결국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015년에 수출용으로 허가 조건을 전환하고 국내 공급을 중단했다.

때문에 최근까지 국내에서 닥티노마이신 제제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었고, 환자들은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가 수입하는 해외 의약품에 전량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닥티노마이신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높은 비용 부담과 불안정한 수급이 문제였다.

식약처는 이를 해소하고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비롯한 국내 제약사 몇 곳에 닥티노마이신 주사제 재생산을 요청했다. 그 가운데 한국유나이티드제약만이 유일하게 식약처의 협조 요청에 응하며, 최근 신규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강 회장의 국가필수의약품 공급이 올해 처음은 아니다. 한국유나이티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안과 수술 등에 쓰이는 국가필수의약품 ‘미토마이신씨’의 생산 공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식약처도 적극적인 행정을 펼쳤다. 식약처는 신속 품목 허가를 위한 부서 간 소통과 행정 지원을 보여주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창업주인 강 회장이 영업사원 출신으로 누구보다 의료현장에서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면서 “이번 희귀의약품 신규 품목 허가 취득도 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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