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도 안 끝난 세계 최초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의구심 쏟아져

윤세미 기자입력 : 2020-08-12 10:50

[사진=AP·연합뉴스]



러시아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을 선언했지만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쏟아지고 있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증하는 단계도 거치지 않은 탓이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지 2달도 채 안 돼 나온 백신이다.

주요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가 백신 효과보다 백신 개발 경쟁에서 첫 테이프를 끊는 데 혈안이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백신 이름이 '스푸트니크V'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스푸트니크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 우주경쟁이 한창이던 1957년 소련이 전 세계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 이름이다. 스푸트니크는 당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미국에 큰 충격을 던졌다.

러시아는 곧 스푸트니크V의 일반인 접종을 시작할 태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세계 최초 백신 개발 성공을 선언한 지 몇 시간 만에 러시아 보건당국은 백신을 승인했다고 CNBC는 보도했다.

CNN은 의료 전문가들이 3개월 뒤인 미국 대선 전에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망에도 회의론을 제기하는 마당에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승인은 성급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건 이 백신이 효과를 내는지, 대량 접종을 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임상은 3단계로 이뤄지는데, 1상에서는 소수를 대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2상에서는 소수 집단을 대상으로 약물의 효과를 확인한다. 이어 3상에서 비로소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증하게 된다.

스푸트니크V의 임상시험 3상은 1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보다도 늦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 미국 대형제약사 화이자는 각각 지난달 27일 각각 3만명 규모로 3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중국 시노백 생물유한공사, 중국 국유 제약회사인 시노팜(중국의약집단)도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존스홉킨스대학 대니얼 샐먼 백신안전연구소 소장은 "3상 임상시험은 무척 중요하다"면서 "3상 없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신할 수 있다고?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모스크바 소재 가마레야연구소는 백신과 관련한 안정성이나 면역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 백신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불가능한 상황인 셈이다.

BBC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과학이 여전히 우월하다는 점을 과시하려고 했지만 1등을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백신 경쟁전에 불을 댕기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성급하게 백신을 승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열세에 있는 선거 국면을 뒤집기 위해 회심의 카드로 백신 승인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던 터다.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백신교육센터 폴 오핏 소장은 CNBC 인터뷰에서 "러시아 백신은 미국에 백신이 완벽히 준비되기 전에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할 수 있다"며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성급한 백신 승인은 중대한 실책이 될 것이다. 큰 피해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에 1순위인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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