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구여제' 김연경이 감독 도전에 나선다. 프로 무대가 아닌 방송에서다.
MBC는 김연경을 감독으로 한 신규 배구 예능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연경 감독과 함께할 선수들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현재 프로 구단에 계약돼 있지 않은 실업팀 선수, 은퇴 선수,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배구 유망주 등 프로 무대를 향한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이 김연경에게 첫 감독 도전이 될 전망이다. 방송이긴 하지만, 그의 감독직 자질을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연경은 선수 은퇴를 앞두고 "원래는 배구 행정가, 스포츠 행정가로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게 더 앞순위였는데, 최근 현장에서 바꿀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지도자에 대한 열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활약한 그가 보여줄 지도력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종목은 다르지만, 김연경이 출연하는 프로그램과 지난 2015년 방송된 KBS 예능 프로그램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의 포맷이 유사하다. 두 프로그램도 은퇴 선수와 아마추어 선수들을 통해 진정성 있는 경기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청춘 FC 헝그리 일레븐'에서 생애 첫 감독직을 맡은 안정환은 이 방송을 통해 방송계에 제대로 정착했다. 현재는 여러 방송에서 자신의 입담을 톡톡히 뽐내고 있다. 또한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를 오랫동안 이끌며 방송계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여기에 '중계 파트너'인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와 찰떡 호흡을 맞추며 축구 중계의 한 획을 그었다.
'최강야구'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출신 이승엽을 앞세워 방송 초반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당시 이승엽이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기에, 캐스팅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승엽은 이 방송을 바탕으로 두산 베어스 감독직에 선임돼 야구팬들을 또 한 번 깜짝 놀라게 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2023시즌과 2024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2025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자진 사퇴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에 이들과 같은 길에 도전하는 김연경이 안정환을 따라 방송계에 정착할지, 이승엽처럼 현장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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