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좋은 날은 끝나…바이든 돼도 경쟁 고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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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8-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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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호 인사들 제재 가하며 반감 격화

  • 과거같은 우호적 관계 다시 못만들어

  • 대선 결과 무관하게 양국 갈등 커질 것

미국과 중국이 제재를 주고받으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 중국과 홍콩 당국자 11명을 제재하고 나서자, 중국도 동일한 방식으로 받아친 것이다. 무역협상에 이어 화웨이·틱톡 등 기술 기업 갈등으로 이어졌던 G2의 전쟁은 다시 상호 제재로 이어지면서 출구를 잃은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우선 반중의 선도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중 공세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다고 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중국의 패권 도전이 너무 거세진 탓이다. 바이든 진영도 자유무역주의에서 보호주의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AP·연합뉴스]


◆제재받은 美 상원의원 "물러서지 않는다"

중국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마르코 루비오와 조시 홀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을 비롯해 테드 크루즈·팻 투미·톰 코튼 상원의원 및 미국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 11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들 중 루비오 의원과 크루즈 의원은 지난달 이미 중국의 입국금지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의원들이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 조치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공화당 소속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지난달 중국은 나를 입국 금지하더니 오늘 그들은 나를 제재했다. 피해망상 환자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그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고 올렸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홍콩의 반중 언론재벌 지미 라이의 체포를 언급하면서 "체포가 이어질 텐데 자유세계는 신속히 대응하고 위험에 처한 홍콩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중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공화당 홀리 상원의원은 "중국 공산당에 맞서 목소리를 키우고 미국의 이익을 지킨 데 대한 보복으로 중국은 나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고 주장하면서 "마음대로 보복해라. 그러나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현지 언론들은 중국의 제재는 상징적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중국의 강력 대응 태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11월 전까지 압박 강화···바이든도 유화 정책 쉽지 않을 것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미·중 관계는 전례 없는 길을 가고 있다. 11월 대선 전까지는 이런 공세가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공세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미국 경제가 거대한 타격을 입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도 급락하는 가운데 중국 때리기로 돌파구를 찾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무역전문가인 개리 후프바우어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나오는 대중 강경 조치들은 트럼프 캠프가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쓸 것인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런 움직임은 대선 전후로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덴버 대학교의 샘 자오 미·중 관계 전문가는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과거와 같은 좋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역시 중국에 대한 반감을 품으며, 최근 피유 리서치의 설문 결과는 미국 내 대중 감정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 대학교의 로버트 로스 정치과학 전공 교수는 "중국과의 관계가 냉전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예전으로 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부 부장관을 맡았던 바이든 캠프의 토니 블링켄 외교보좌관은 다소 의견을 달리했다. 블링켄 보좌관은 NPR에 "바이든이 취임한 뒤 가장 먼저 부딪히는 과제는 중국의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냐는 문제다. 이는 우리에 대한 것이고, 그들에 대한 것이다.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미국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바로잡고 우방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의 가치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면서 중국과의 대결에 맞서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트머스 대학교의 행정부 전공 제니퍼 린다 교수는 양국의 경쟁은 향후 피하기 어려운 것이며, 더욱 이러한 경향은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외교 경험이 풍부한 바이든 후보가 중국과의 공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통령 시절 바이든 후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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