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는 누구] ①이시바? 기시다?...치열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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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7-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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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사진=A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대응 부진과 도쿄올림픽 취소 위기 속에 아베 총리의 조기 퇴진설이 고개를 들면서 '포스트 아베' 자리를 둘러싼 후보들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민심 업은 反아베 이시바 vs 의원 업은 親아베 기시다

1957년생 동갑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기시다 후미오 현 자민당 정조회장은 각각 '반 아베'와 '친 아베'의 선봉에 있는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들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최근 아베 총리의 지지율 추락 속에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는 아베 정부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자민당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쓴소리를 내뱉는 인물로 꼽힌다. 이달 니혼게이자이가 실시한 '차기 총리로 어울리는 인물'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지율 26%로 선두를 달렸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지율 22%를 얻어 아베 총리(21%)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가 차기 총리 선호도를 묻는 조사를 시작한 2019년 5월 이후 이시바가 아베 총리를 누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시바 '대세론'마저 나오는 상황.

반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만 해도 자민당 지지층에서 부동의 차기 총리 선호도 1위였지만 하루에 1000명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을 칭찬하면서 아베 총리에 바짝 붙은 기시다 정조회장 역시 지지율이 한 자릿수 초반대로 바닥권이다.

그러나 당내 구도에서는 두 사람의 상황이 반대다. 반 아베를 내세우는 이시바 전 간사장 휘하에 있는 의원들은 20명에 불과한 데 반해 기시다 정조회장을 지지하는 이들은 아베 총리의 파벌 의원들을 합쳐 150명에 육박하기 때문.

소속 의원 50%와 당원 50%의 내부 투표로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기시다 정조회장보다 딱히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에 오른다.

◆간사장 자리 두고 신경전...'킹 메이커 떠오른 니카이'

둘의 경쟁 구도와 맞물려 관심이 쏠리는 게 올해 9월로 예상되는 자민당 간부 인사다. 특히 간사장은 당 인사와 자금 관리, 선거 공천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총재에게 임명권이 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현재 간사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로선 정적이나 마찬가지인 이시바 전 간사장을 견제하기 위해 기시다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2016년부터 이 자리를 지킨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최근 유임 의사를 밝히며 '킹 메이커'로 떠올랐다. 니카이 간사장이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총재 선거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니카이 간사장은 최근 이시바 전 간사장과 밀착하면서 아베 총리를 견제하고 있다. 자신을 경질하고 기시다를 간사장에 앉힐 경우 이시바와 손잡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가을 기시다 정조회장을 새 간사장으로 추대하려고 하면서 니카이 간사장과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유권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지만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파벌 의원 44명을 거느리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은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지난달 중순에는 이시바가 니카이 간사장의 사무실로 송어 초밥 20상자를 보낸 일도 있었다. 총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20명의 추천이 필요한데 차기 총재 선거에서 협력해달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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