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제언] "태릉, 첨단 AI밸리로"...자족기능 갖춘 미니신도시로 개발돼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영관·한지연 기자
입력 2020-07-23 16:5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 홍릉·상계 등 경제기반 도시재생과 연계…입체적 도시계획 짜야

  • - 판교·구로 등 테크노밸리 모델로...동북 외곽 배드타운 전락해선 안돼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인접한 육군사관학교도 함께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일대 부지. [사진= 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검토 중인 태릉골프장·육군사관학교 등을 통한 주택공급 방안과 관련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상계혁신성장거점산업단지와 홍릉바이오의료 R&D 사업과 연계해 자족기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는 학계·업계·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서울 동북권에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이끌 유망기업의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한편, 태릉골프장·육군사관학교 부지에 1인 가구와 중소형 중심의 3만 가구 규모 주택 공급을 통해 집값 안정화와 강남·북 균형발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릉골프장·육군사관학교 부지에도 주택 공급 외에 빅데이터와 로봇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AI)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같은 구상이 실현될 경우 서울 동북권은 상계(정보기술·IT), 홍릉(바이오·BT), 태릉(인공지능·AI)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첨단 산업밸리로 탈바꿈한다.

육군사관학교 부지와 연결된 태릉골프장은 역세권에 위치했으며, 이들의 면적은 약 150만㎡ 규모로 이달 말 서울 공급추가 방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해당 부지에 맞닿아 있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 사업까지 더하면 노원구 일대에 3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의 질 측면에서 수요자 요구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 외곽인데다 주변 업무시설이 부족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주택 공급과 함께 자족기능 유치 등 입체적 도시공간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호철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3만 가구 공급이라면 미니 신도시급이므로 주택공급 확대라는 주택정책 측면에서만 접근하기보다는 자족성 확보 등 도시발전 전략을 포함하는 도시정책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태릉은 홍릉과 지리적으로 인접한데다 서울 외곽이라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다"면서 "베드타운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학교, 편의시설, 교통망 확충 대안을 빠르게 설립하고, 용적률을 높여 주택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조성된 판교와 구로 등이 거점 자족도시로 성장한 배경에는 기업 유치를 통한 우수 인력 유입이 있었다. 다음카카오·안랩·엔씨소프트·네이버 등 우수 기업들이 입주한 하남 판교테크노밸리, 넷마블·컴투스 등 8000여개 이상의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이 밀집한 구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등이 입체적 도시공간 성공 사례다.

서울바이오허브 입주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 생태계 조성이 성공하려면 실험실과 연구개발, 인력 공유가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홍릉의 경우 원룸, 오피스텔 주거문화가 중심이고 기존 주택은 낡고, 임대주택인 경우가 많아 국내외 인재들이 활발하게 유입돼, 이들이 가족을 꾸리기에 적합한 주거환경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홍릉과 창동 일대에 유수의 대학교들이 위치해 있어 청년문화와 문화예술 클러스터가 이미 형성된 지역이다. 때문에 이러한 지역적 특성과 산업기반이 연계된 인프라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특히 태릉에 인근 대학교의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한 직주근접 산업이 들어서고 인근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복합개발이 이뤄지면 새로운 형태의 신도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변이 오래된 저층 주택과 오피스텔로 둘러싸인 홍릉과 창동상계 일대에는 도로나 아파트 등 사회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쟁력 있는 기업, 사람들이 모일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게 관건"이라면서 "태릉이 상계, 흥릉의 배후주거단지로 자리하려면 태릉에 오송바이오단지 조성 초기처럼 인근 산학단지에 우선분양권 등을 부여하는 등 획기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