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가구 속도전 공언했지만...형평성 논란에 지자체, 주민반발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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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사진=연합뉴스]

연이은 초강도 대책에도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핵심 부지에 6만 가구를 공급하기 위한 속도전에 나선다. 서울 도심 등 수도권 핵심 유휴부지를 최대한 ‘영끌’해 주택 부족으로 인한 불안 심리를 잠재우겠다는 의지다.

다만 6만 가구 가운데 내년 착공이 가능한 물량은 5%에 불과해 실제 공급까지는 4~5년이 걸릴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시 등 지자체와의 갈등,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도심 내 유휴부지와 신규 택지, 노후 공공청사 활용 공급 물량은 약 6만 가구에 달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발표한 9·7 공급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던 약 4만 가구를 추가로 발굴해 이번 후속 대책에 담았다. 앞으로도 신규 부지를 발굴해 추가 공급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겠다며,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해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른바 ‘공급 속도전’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주택 공급 부족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공급 일정을 고려하면 단기간 내 공급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발표된 공급 대상지 50개 지구 가운데 당장 내년에 착공이 가능한 곳은 서울 강서 군부지(918가구) 등을 포함한 2934가구로, 전체의 4.9%에 그친다.

물량이 많고 주목도가 높은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정비창 부지·1만 가구)는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과천경마장·국군방첩사령부 부지(9800가구), 태릉골프장(6800가구), 성남 신규 택지 2곳(6300가구)은 2030년 착공이 목표다. 이마저도 ‘착공 목표’에 불과해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감 있는 공급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가 필수지만, 발표 직후부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당장 서울시와 용산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물량을 두고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국토부는 이 지역에 최소 1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는 공급량이 늘어날 경우 학교와 도로, 생활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 불가피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태릉CC 역시 공급 지연 요인이 산적해 있다.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당시 8·4 대책에 포함됐으나, 교통난과 문화재·환경 훼손 우려로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표류한 전례가 있다. 국토부는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교통 대책 등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만성적인 교통 문제를 해소할 만한 실질적 대안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영향평가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태릉·강릉에 인접한 태릉CC에 주택을 건설하려면 세계유산영향평가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추가적인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국가유산청이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정비사업에 대해 문화재 경관 훼손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히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부지 개발에만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이중잣대 논란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천시 역시 현재의 기반시설과 도시 여건상 추가 공급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식정보타운, 주암지구, 과천지구, 갈현지구 등 4개 개발사업이 동시에 추진 중인 상황에서 신규 공공주택지구까지 추가로 지정될 경우 도시 수용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급 방식 역시 쟁점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분양과 임대 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는데, 선호 입지에 임대주택 위주로 공급이 이뤄질 경우 지자체 반발은 물론 시장 안정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발표 시점 이후에도 착공에서 실제 입주까지 통상 3~4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시간차’에 따른 공급 실효성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과제”라며 “내 집 마련을 사실상 분양으로 인식하는 수요 특성을 고려할 때 임대와 분양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대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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