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태영호, 사상 검증 공방…"사상전향했나"vs"민주주의 이해도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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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7-2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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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주제사상 전향 공개선언한 적 있나"

  • 이인영 "온당하지 않은 질의 내용" 불쾌감

  • 여 "국회 모욕"vs야 "사상질의 자연스러워"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23일 인사청문회가 ‘사상 검증’ 논란에 휩싸이며 여야 의원 간 언성이 높아졌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고 공개 선언한 적이 있나’는 질의에서 이날 논란은 시작됐다.

태 의원은 이 후보자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경력을 언급하며 사상전향 여부를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온당하지 않은 질문”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태 의원은 자신의 삶과 이 후보자의 생애를 비교한 ‘태영호-이인영 두 <김일성 주체사상 신봉자 삶에 대해’라는 자료를 공개하며 “북한에서는 전대협이 김일성상 앞에서 충성을 맹세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는 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북쪽에서 잘못 알았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런데도 태 의원은 “제가 처음에 북한에서 남한에 왔을 때 사상 전향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 저는 공개적으로 첫 기자회견을 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다 혹은 신봉자가 아니라고 공개 선언을 한 바 있나”고 물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사상 전향은 태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왔을 때 해당한다.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며 “아무리 의원님이 저한테 청문위원으로 물어본다고 해도 그건 온당하지 않은 질의 내용”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직도 태 의원이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여당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김영호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는 “방금 태 의원이 질문한 내용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어떻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했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을 상대할 수 있는 통일부 장관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북한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논의해 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김석기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는 “이 자리는 이 후보가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제대로 자격이 있느냐, 정책의 문제를 따질 수 있고 사상의 문제를 따질 수 있다”며 태 의원의 질의가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이 후보자가 김일성 주체사상파인 전대협 의장을 하지 않았나. 그건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안다. 사상에 관해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같은 국회의원이 발언하는 내용에 대해 부적절하다 따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상검증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거북하냐’며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질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질의에 이 후보자는 “사상 전향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자신의 질의에는 ‘사상 전향’이라는 단어 사용이 없었다며 이 후보자의 답변을 가로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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