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이란, 한국에 "원유수출대금 내놔라" 소송?..."정부 공식입장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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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7-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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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한국 내 원유수출 대금 묶이자 불만

  • 외무부 대변인 "韓 대상 소송 제기" 경고

  • 외교부, 주한 이란대사 초치해 유감 표명

  • 김인철 대변인, 관련 보도에 "아주 유감"

  • 주한이란대사 "정부 공식입장 아냐" 일축

[그래픽=연합뉴스]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최근 한국을 향해 원유수출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국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이에 정부는 즉각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주한 이란대사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이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해당 논란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①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이 무엇인가?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이란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또한 동결 자금 해제를 거듭 요구하며 "미국과 한국은 주종관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19일(현지시간) 반관영 타스님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의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한국이 미국의 정책을 계속 따를 경우 이란은 테헤란 주재 한국 대사를 초치하고 국제사법재판소를 통해 한국 정부가 부채를 상환하도록 강제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돌려받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절차에 나서라 지시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워싱턴과 서울은 주인과 하인의 관계"라면서 "한국이 미국의 일방적인 불법 제재에 복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은 이란과 진정성 있게 거래하고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미국의 제재를 핑계로 한국의 은행에 동결한 우리의 원유 수출대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② '국제 소송도 불사' 엄포, 사실인가?

이란 정부는 무사비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외교부 청사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하고, 무사비 대변인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한 뒤 유감을 표명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아주 유감스러운 보도"라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보도에 나온 발언에 대해서 오늘 관련 당국자가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해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샤베스타리 대사는 양해를 구하고 해당 발언이 이란 정부의 공식입장이 아님을 강조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③ 이란 정부가 요구하는 돈은 무엇인가?

이란 정부가 상환을 요구하는 돈은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예치된 이란의 석유 수출대금이다. 약 70억 달러(약 8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정부는 미국 승인 하에 지난 2010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대금을 두 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의 계좌에 원화로 입금해왔다. 이란에 비제재 품목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은 그 대금을 해당 계좌에서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해 9월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한국과 이란 간 교역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에 한국의 두 은행에 예치한 자금도 활용할 수 없게 된 이란이 반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데 따른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지난 5월부터 국내산 의약품을 이란으로 수출하고 있고 대금 결제에도 해당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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