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서 '불완전 판매' 정황··· "원금보장 된다"며 투자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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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6-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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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를 저지른 정황이 확인됐다.

28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23호' 가입자인 A씨가 제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직원 B씨는 지난해 11월 25일 A씨에게 전화를 통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가입을 권유하며 "원금 보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통화에서 A씨가 "원금보장형으로 투자를 하고 있고, 위험한 투자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B씨는 "2.9%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9개월짜리 만기 사모펀드 상품"이라며 투자를 권유했다. A씨가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이냐"고 재차 묻자 "그렇다"며 "공공기관에서 건설사업을 발주한 것에 대한 확정매출채권을 (펀드에) 싸서 드리는 상품인데 선착순 모집이라 금방 마감된다"고 강조했다.

B씨는 이어 "2억도 들어가시고, 3억도 들어가시는 분도 계신데 다들 많이 하셔서 그런지 (이번에는) 좀 여유가 있다. 가능하시면 예약을 해드리겠다"며 재차 가입을 권유했다. B씨가 "이 상품이 NH투자증권에서 파는 것이 맞느냐"고 묻자 "그렇다. 저희 회사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B씨는 A씨 권유에 따라 이틀 뒤인 11월 27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에 1억원 규모로 가입했다.

해당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향후 NH투자증권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전문 변호사는 "사모펀드 상품에 대해 '원금 보장이 된다'고 설명한다면 불완전판매가 성립될 수 있다"며 "또한 NH투자증권 차원에서 기획했다고 설명한 것 또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 정황을 의심케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OEM펀드는 펀드투자자나 판매처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지고 운용된 펀드로, 현행 자본시장법상 운용이 금지돼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옵티머스운용의 펀드 설정잔액은 5172억원이며 이 중 NH투자증권의 판매 규모가 4528억원에 달한다. 현재 복수의 법무법인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소송인단을 모집 중이거나 모집 예정에 있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도 향후 투자자들의 주요 소송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운용사의 서류 위조로 자산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으며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감당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영업직원의 경우 '원금보장'과 같은 부정확한 표현을 사용했을 소지가 있어 자체적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특히 해당 직원의 경우 유선 권유과 달리 고객이 실제 내방 가입시 제대로된 설명을 드렸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본 상품은 운용사에서 당사에 제안한 상품으로, 당사가 상품을 기획했다는 부분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직원에게 확인한 결과, 권유 당시 해당 상품을 많이 팔다 보니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게 설명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향후 NH투자증권은 판매과정에서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 입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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