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전은 기세야"…韓영화, 할리우드 '기세' 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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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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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는 한국영화 [사진=영화 '악인전' '지구를 지켜라' '곤지암' 포스터]
 

"실전은 기세야."(영화 '기생충' 기우 대사 중)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뒤, 한국 영화의 기세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다수의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준비 중이며 오리지널 제작진이 리메이크판 제작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영화 '악인전' '지구를 지켜라' '곤지암'까지. '기세'가 다른 작품들을 소개한다.

먼저 지난해 5월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이 전해졌다.

영화는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가 살아난 조직 보스 장동수(마동석 분)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 정태석(김무열 분)이 연쇄살인마 K를 잡기 위해 투합하는 범죄 액션 영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으며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 104개국에 판매된 바 있다.

리메이크작은 배우·감독·프로듀서인 실베스터 스탤론, 영화 '윈드리버'를 기획한 프로듀서 브레이든 애프터굿, 한국판 제작사 장원석 비에이엔터테인먼트 대표, '팀 고릴라' 대표이자 배우인 마동석 등이 공동 프로듀싱을 맡는다.

발보아픽처스 측은 "조직 보스와 형사가 손잡고 연쇄살인마를 잡는다는 콘셉트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다"며 리메이크 이유를 밝혔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한국판 주인공이었던 마동석이 리메이크판에서도 연쇄살인마를 잡는 조직폭력배 보스로 출연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마동석은 마블 스튜디오의 새 영화 '더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을 맡아 촬영을 마쳤다.

그리고 지난 5월 장준환 감독의 상업 영화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도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다.

2003년 개봉한 영화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 때문에 지구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믿는 주인공 병구가유제화학 사장 강만식이 외계인이라며 납치해 벌이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신하균, 백윤식, 황정민 등이 출연했다.

'1987'(2017)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2013)의 장준환 감독이 2003년 선보인 블랙코미디 '지구를 지켜라'는 개봉 당시 관객 7만여 명을 모으는 데 그쳤지만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컬트영화로 불리며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원작자인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유전' '미드소마'의 아리 애스터 감독이 제작하며, HBO드라마 '석세션'의 윌 트레이시가 시나리오를 맡는다. 영화 '기생충'으로 주가를 높인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및 제작을 맡고 이미경 CJ 부회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나선다.

총괄 프로듀서를 맡는 이미경 CJ엔터테인먼트 부회장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기생충'의 성공으로 배운 점은 전 세계 관객이 커다란 주제를 가진,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사랑한다는 것"이라며 "장준환 감독은 뚜렷한 주관으로 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리 애스터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로 '지구를 지켜라'를 꼽아왔던 바. 그는 SNS로 해당 소식을 전하며 "흥분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정범식 감독의 영화 '곤지암'도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지난 2018년 개봉해 국내에서 267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곤지암'은 곤지암 정신병원에 공포체험을 하러 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호러 영화다. 총제작비 약 24억원의 저예산 영화에 신인 배우들이 출연한 작품이었지만, 공포스러운 연출과 스토리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곤지암'은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블랙박스매니지먼트와 한국 제작사 BH엔터테인먼트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제작한다.

블랙박스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우리는 영화 '곤지암'을 미국 영화로 개발할 수 있게 해준 쇼박스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한국은 우리에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며, 현재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와 문화를 미국에 소개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매니지먼트는 영화 '블랙피쉬'의 감독 겸 각본가 가브이엘라 코우퍼스웨이트, '알레포의 마지막 사람들' '케이브'의 페라스 파이야드 감독, 배우 제레미 샤다, 톤 벨 등이 속해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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