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언택트’ 시대와 ‘컨택트’가 필요한 수제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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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5-2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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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사진=한국수제맥주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우리 사회는 사회경제적으로 전례 없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위축과 온라인 유통채널의 일상화, 재택근무의 확산 등과 같은 변화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 전망된다. 이에 우리는 뉴노멀 시대의 도래를 목도하고 있다. 사회경제적인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정부는 위기에 맞은 여러 산업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국형 뉴딜’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번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 발표한 주류규제 개선 방안 역시 그런 정책적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 이어지던 종가세 체제의 주세제도가 올해 초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수제맥주업계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해소에 환호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과감한 설비투자나 인력 채용 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던 수제맥주업체들은 코로나19라는 복병으로 펍, 음식점에서의 수요 급감과 투자 심리 위축까지 겹치며 전년 동기 대비 최대 90%까지 매출이 하락하는 생사의 기로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 정부에서 발표한 규제완화는 절망에 빠진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에게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달릴 수 있는 기운을 북돋아 주는 조치라 판단한다. 그동안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해오던 불합리한 규제들을 과감히 해소한 것도 물론 큰 의미가 있으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 방향이 ‘규제’에서 ‘산업의 발전’으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 조치가 국내 수제맥주업계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많은 산업들이 비대면 기술들을 기반으로 사업모델을 변화시켜가는 상황에서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이 바라왔던 ‘온라인 판매허용’이 아직 막혀있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스마트오더를 허용하면서 변화하는 사회상을 반영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대면을 통한 주류의 인도만 가능해 여러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에서도 ‘언택트’ 시대를 맞아 주류의 온라인판매를 허용하는 나라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판매경로가 매우 한정돼 있는 수제맥주업체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과 ‘컨택트’할 수 있는 길을 한정적으로 열어주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제맥주의 온라인판매허용은 언택트와 홈코노미 등으로 대변되는 시대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해주는 한편,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하고 신선한 수제맥주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온라인판매 허용 이후 그 종류와 판매수량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일부에서 우려하는 부작용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전통주의 예는 이러한 정책의 효용성을 매우 잘 보여주는 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이 세계 최고의 방역모범국가가 된 것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조치들을 실시하고 국민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국내 수제맥주가 글로벌 시장에서 ‘K-비어’로써 비상하고 소비자들의 효익도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맞춤형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칠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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