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임직원, 주식 손실에 명퇴 ‘이중고’...“차라리 공기업 전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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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5-1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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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중공업 주가, 지난해 5월 우리사주 청약가에 비해 30% 급락

  • 명퇴로 우리사주 보유분↓...2차 명퇴, 일부 휴업예고에 노조 반발

두산중공업 임직원들이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우리사주 청약 이후 1년 만의 주가 급락과 구조조정에 직면하면서 속이 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보호예수가 이달 말이면 해제된다. 이로써 임직원들은 매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15일 종가 3915원으로 지난해 5월 우리사주 청약가(5550원)에 비해 30%나 떨어진 상태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은 지난해 유상증자에 대거 참여해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1685만6677주(7.84%), 936억원어치에 달했다. ㈜두산 다음 2대 주주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약 4800억원으로 두산건설에 3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면, 관련 부담은 거의 정리될 것으로 추정됐다. 두산건설은 그 전해 말에 5000억원을 상각하며 대규모 적자를 냈고 모회사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통해 지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자금시장이 경색됐고 두산중공업은 급히 채권단 지원을 받는 처지가 됐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2007년 11월엔 장중 한때 19만원이 넘었다가 이후 계속 떨어졌다.

이달 8일 기준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1362만212주(5.38%)로 줄었다. 경영난 해소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상당수 직원이 명예퇴직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100% 자회사 두산건설을 매각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두산건설 본사. [연합뉴스]


두산중공업 임직원은 이처럼 주식투자 손실에 구조조정까지 겪게 된 상황이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2차 명예퇴직에 이어 일부 휴업을 예고한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15일까지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 2000명에 대한 명퇴 신청을 받았다. 회사는 신청 마감 결과를 보고 휴업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나 명퇴 신청이 많지 않은 상태다. 

앞서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창원에서 상경, 지난 14일 오후 두산타워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 투쟁 집회’를 열고 회사의 명예퇴직 방침을 비판했다. 노조는 "경영 위기를 책임져야 할 경영진은 이번에도 구조조정으로 권력을 지키려고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두산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 정부를 향해 "노동자의 고용을 담보할 대안을 경영진에게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두산중공업의 공기업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2001년 공기업이던 한국중공업을 두산그룹이 인수하면서 만들어졌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올해 1분기 3700억원 순손실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명퇴 관련 비용 1380억원이야 예견된 지출이나 코로나19 여파로 금융비용이 치솟았다.

외화환산 손실이 작년 4분기 297억원에서 958억원으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990억원에서 3126억원으로 커졌다. 특히 두산밥캣 주식과 관련해 증권사들과 맺은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대규모 평가손이 발생했다는 자평이다.

두산중공업은 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서 2조4000억원을 받아 급한 불을 껐다. 대신 경영 정상화를 위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도 자구안 세부내용과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의 모트롤BG, 산업차량BG 등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매각 대상은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가 거론된다. IB업계는 올해 말 ㈜두산과 일부 계열사가 경기 성남 신사옥에 입주하는 것을 기점으로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채권단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반에 걸친 실사를 끝내면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실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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