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전격 회동...父가 못이룬 협업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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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20-05-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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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전고차 배터리 기술 설명…이재용·정의선 단독 회동은 처음

  • 이건희 회장·정몽구 회장 2001년 3월 단독 회동 이후 삼성·현대차 총수 단독 만남은 20년만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전격 회동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시절에도 이뤄내지 못한 협업을 보여줄 지 재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천안 삼성SDI 사업장에서 만난다. 정 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 부회장 외에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등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이 참석한다.

삼성은 현대차 측에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설명한다.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커지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재계 1위와 2위인 삼성과 현대차가 협업을 한다면 시장에서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업종이 서로 달라서 부딪칠 일이 없었던 삼성과 현대차는 1990년 자동차 산업에 삼성이 뛰어들면서 경쟁관계가 시작됐다. 경쟁 관계는 1996년 정몽구 회장이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외환 위기 시기에 정부 주도 빅딜을 통해 삼성이 자동차 산업을 접으면서 직접 경쟁은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삼성이 전장용 반도체 등 전장사업 등을 지속하면서 두 그룹 총수가 따로 보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재계 총수 라이벌로 꼽혔던 이 회장과 정 회장은 2001년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단독 회동을 한 바 있다. 정 회장이 정주영 명예회장 장례를 도와준 데 재계에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해서 2001년 3월 30일 삼성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회동했다.

당시 삼성 측에서는 "두 회장간 회동에서 ‘어려워지고 있는 나라경제를 위해 서로 협력할 분야가 있으면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20년이 지난 시점에 그룹의 3세인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코로나 위기에 손을 맞잡았다. 당장 가시적인 협업은 없더라도 수장 간의 만남으로도 의미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위기에 삼성과 현대차가 배터리 등 분야에서 협업한다면 세계시장에서 파급력을 보일 것이 자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과거에도 삼성과 현대가 중요한 논의를 했던 적은 없었다. 수출의 날과 같은 정부 기념행사에만 같이 했다"며 "코로나19로 한국 경제가 위기인 만큼 기업간에 협력과 대화 소통을 한다는 면에서 좋은 시그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학연 등에서 겹치는 부분은 없지만, 국내 대표 기업 3세 경영인으로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 부회장이 외부 행사용 차도 현대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기차 배터리를 시작으로 차량용 반도체, 전장 부품 분야 등에서 다양한 협업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현대차가 협업을 한다면 전장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가 생길 것으로 본다"며 "단순 만남에 그치지 말고, 실제 협업 사례를 만든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5월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헤이 아담스호텔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수행경제인과 조찬에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등이 인사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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