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머리 맞댄 한·미 국방부... 또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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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0-04-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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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타결"... 입장차만 또 확인

한미 국방부가 제1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연 가운데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한 논의가 또다시 공전(空轉)했다.

현재 SMA 협정은 분담금 규모에 대해 양측 입장이 큰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제시한 금액을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역시 양측은 제11차 SMA 타결이 공정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타결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SMA 타결을 위한 그간의 공동 노력을 평가한 듯하지만, 실제로는 서로의 입장차만 또 다시 확인한 셈이다.

그간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미동맹의 안전성과 연합방위태세유지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한국인 근로자 무급 휴직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타결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우선 지난 1일부터 강행되고 있는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주한미군 기지 등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의 급여 중 대략 75%는 방위비분담금에서 지원된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이에 대한 공식 답변없이 정 장관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국방부에서 진행한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은 우리의 가깝고 신뢰받는 동맹"이라며 "그들은 부자 나라(wealthy country)다. 우리의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정한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지불할 수 있고, 더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늘려야 한다고 에스퍼 장관이 '직접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연 13% 인상 수준 잠정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거부로 무산된 데 이어 제안 거절 사실까지 공식화하면서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며 "이날 KIDD 역시 그 연장선 상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방부 측은 "연합준비태세 강화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에 원격 화상회의로 진행된 이번 회의는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하이노 클링크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가 양측 수석대표를 맡고, 양국 국방부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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