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뛰어들어 인명 구한 외국인에 'LG 의인상'

류혜경 기자입력 : 2020-04-22 13:49
불법체류 사실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을 먼저 생각
불길 속에 뛰어들어 인명을 구한 외국인 근로자가 'LG 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강원 양양의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2일 밝혔다. 알리씨는 2017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이다.

알리씨는 지난달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3층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는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2층 방문을 여러번 두드렸다. 하지만 반응이 없자, 1층에 거주하던 건물 관리인과 열쇠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열 수 없었다. 

그러자 알리씨는 건물 밖으로 나가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과 TV 유선줄을 잡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올라갔다. 이후 창문을 열고 방 안에 들어갔으나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는 방에서 사람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목과 등, 손 등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씨의 빠른 대처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주민 한명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알리씨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와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 체류 기간을 넘어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구광모 대표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다. 알리씨를 포함해 수상자는 모두 121명이다.
 

LG의인상을 수상한 알리. [사진=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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