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두산]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 흔들...산은·수은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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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4-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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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수혈 받는다.

9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두산중공업에 대해 계열주·대주주(두산) 등의 자구노력을 전제로 채권단이 긴급 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한다

두산중공업의 전체 채권액은 4조9000억원으로 이 중 국내은행이 보유한 채권은 3조원 정도다. 수출입은행(1조4000억원)과 산업은행(7800억원)이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2270억원), SC제일은행(1700억원), 농협은행(1200억원) 순이다. 외국계 은행이나 회사채, 전자단기사채 등 기타 차입이 1조8950억원을 차지한다.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17일부터는 두산중공업과 비슷한 신용등급(BBB) 기업은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사실상 막혔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각국의 발전 수요 급감과 원전 발주 감소로 매출이 급감해 신용등급마저 하향될 위기에 놓였다. 산은·수은은 기간산업 보호와 자본시장 안정을 고려해 이번 지원을 결정했다.

다만 1조원의 한도대출로는 두산중공업의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정도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올 4조원가량의 자금을 모두 상환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일각에선 신성장동력을 통해 자생력을 길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회사 매각을 통한 자구안 이외에는 뚜렷한 정상화 방안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프로젝트 수주도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두산중공업의 최근 3년(2017~2019년)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263억원에서 1846억원, 877억으로 대폭 줄었다. 이 가운데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4조원이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와 부담이 큰 편이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개발 등 신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두산중공업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는 지난달 3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맞춰 풍력기술에 대한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부실이 그룹 전체로 번지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뚜렷한 해법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 = 두산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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