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대접 마오타이…코로나19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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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4-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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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위기속 매출 10% 성장 자신

  • 가격 상승 반전, 최대 20% 올라

  • 브랜드 파워 앞세워 피해 최소화

[사진=바이두]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를 맞은 와중에도 국주(國酒) 지위의 마오타이는 여전히 견실한 실적과 주가를 자랑하고 있다.

소비·투자가 얼어붙으면 오히려 안전자산 대접을 받고, 코로나19가 잦아들면 고급 연회용이나 선물용으로 각광을 받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가 그 배경이다. 

5일 중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이하 마오타이)는 올해 매출액 목표를 전년보다 10% 증가한 973억 위안(약 16조9000억원)으로 제시했다.

1~2월 중국 전체 주류업 매출액 및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58%, 15.4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치다.

매출 1000억 위안 돌파를 전망하는 전문가도 많다.

황푸성(黃付生) 태평양증권 연구원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마오타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전년과 마찬가지로 연간 매출액 증가율이 15%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증시 황제주인 마오타이의 지난 3일 기준 주가는 1139.79위안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지난해 12월 31일 1183위안)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지난달 19일(996위안) 하루를 제외하면 1000위안 선이 무너진 적도 없다.

"마오타이주는 마시든 안 마시든 무조건 산다"는 말처럼 중국 내 마오타이주 수급은 공급자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가격과 상관없이 늘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

마오타이주 시리즈 중 대중적 인기가 높은 페이톈(飛天) 가격의 경우 춘제(春節) 직후 2000위안 안팎에서 4월 들어 2400~2500위안으로 올랐다.

지난 2일 신경보 등 중국 언론들은 마오타이주 중개상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10~20% 인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마오타이 측은 "마오타이주 출고가는 지난해와 변함이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거래 가격은 지난해 말보다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인정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마오타이주는 시간이 흐르고 숙성될수록 가격이 오르는 만큼 위기 때에도 투자 가치를 지닌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며 "투기성 구매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마오타이주 페이톈 가격을 검색하면 2018년산은 2999위안, 2017년산은 3499위안에 거래된다. 구매 뒤 3년만 지나면 5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 구이저우성의 한 대형 중개상은 코로나19로 최대 피해를 입은 후베이성에 의료 지원을 갔던 의료진을 대상으로 마오타이주 페이톈을 공식 판매가인 1499위안에 1인당 6병씩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구이저우성에서 후베이성으로 파견된 의료진은 1443명으로 이들이 구매할 수 있는 마오타이주는 1298만 위안(약 22억5000만원) 상당"이라며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판촉 행사는 비난 여론에 밀려 취소됐다. 마오타이주를 정상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사안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9월 상하이에 처음 문을 연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가 개점 기념으로 준비한 마오타이주 1만병이 이틀 만에 동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판매가도 1499위안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기업의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오타이는 최소한의 피해로 위기를 넘긴 기업 중 한 곳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의 한 주류 판매상은 "전염병이 잦아들고 소비가 회복되면서 바이주(白酒) 업계의 고난도 끝이 보이고 있다"며 "연내에 바이주 소비 성수기가 다시 찾아오고 마오타이주 가격도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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