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답답하시죠…안방서 클래식·국악 공연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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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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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의전당, 유튜브 통해 첫 온라인 무대

  • 관객들 실시간 채팅하며 보는 재미에 '푹'

  • 국악 등 장르엔 대중과 가까워질 기회로

  • 세종문화회관·서울시, 온라인 창작 지원

  • 10개팀 선정 공연 제작비 최대 3000만원

국립국악원이 만든 설장구춤 가상 현실 영상.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다정한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되는 시기다. 집 안으로 찾아온 공연 한편이 따뜻한 봄 햇살처럼 마음을 녹인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공연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예술단체들이 온라인 무대를 마련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24일 오후 3시와 오후 8시에 자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내 현악 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공연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오는 25일에는 '피아노 거장' 백건우 리사이틀이 이어지고, 26일에는 연극 '인형의 집'이 기다리고 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신세계로부터'와 연극 '페리클레스'는 27일 오후 3시부터 만나볼 수 있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내용을 담은 페리클레스는 보는 사람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예술의전당은 2013년부터 공연예술 영상화사업을 진행해왔다. 문화를 함께 나누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평소 문화행사를 누릴 기회가 적은 지역 주민과 군부대 장병 등을 대상으로 국내에서 상영했다. 해외문화원을 통해 교민과 현지 외국인에게도 작품을 알렸다.

예술의전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 작품들을 온라인으로 송출하기로 결정했다. 첫 온라인 공개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이번 유튜브 스트리밍이 관객들은 물론 코로나19로 침체된 공연계에 응원이자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온라인 무대는 관객뿐 아니라 공연을 준비한 창작자들에게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심사를 통해 선정한 10개팀에 공연장과 공연 제작비 최대 3000만원을 지원하는 온라인 생중계 공연 '힘내라 콘서트'를 연다. 촬영을 포함한 온라인 중계와 홍보까지 제공한다.

서울시 지원으로 열리는 '힘내라 콘서트'에는 코로나19로 취소된 세종문화회관 대관공연과 '공연예술분야 피해 상담창구'를 운영 중인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추천한 작품 5편씩이 무대에 오른다. 오는 4월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네이버 TV공연'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온라인 중계를 통해 예술단체와 상생·공존 발걸음을 이어가고,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길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일일국악'을 통해 공연 소개를 하는 영상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온라인 중계는 그동안 대중과 다소 거리감이 있었던 국악과 같은 장르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 전화위복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국악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젊은 창작자들이 함께하는 기획공연 '운당여관 음악회'를 온라인 라이브로 선보였다. '입과손스튜디오'와 25현가야금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서정민·장서윤이 19~21일,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피리·아쟁·장구·어쿠스틱기타 8명 연주자가 모인 창작연주 단체 '불세출'이 22일 무대를 꾸몄다. 아티스트 음악세계와 창작작업 비하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국악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번 공연이 없었으면 '불세출'을 몰랐을 뻔했다"며 "앞으로 공연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는 누리꾼 의견도 있었다. 조용한 공연장과 달리 실시간으로 채팅하며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온라인 공연이 가진 장점 중 하나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관계자는 "'안방에서 국악을 새롭게 창작하는 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전통예술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4월 14일까지 평일 오전 11시마다 국악 공연 한편을 영상으로 선보이는 '일일국악'을 국립국악원 누리집과 유튜브, 네이버TV 등에서 제공한다. 총 11편으로 구성한 3월 일일국악은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민속악단이 연주한 고품질 공연 영상으로 꾸며진다. 흥겨움 가득한 '남도시나위'를 비롯해 천년만년 오랜 수명을 기원하는 '천년만세', 정악의 백미로 꼽히는 '수제천' 등을 만날 수 있다.

시나위 같은 기악과 승무·부채춤·장구춤·판굿·사물놀이 등 연희, 춘향전 사랑가 등 총 37가지 레퍼토리를 가상현실 콘텐츠로 제작해 제공하기도 한다. 360도 전 방향에서 1인칭 시점으로 근접 촬영해 국악 공연을 더욱더 생생하고 실감 나게 접할 수 있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위기를 통해 다양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국악을 깊이 있게 접할 관람 문화를 꾸준히 개발하겠다"며 "향후에도 반응을 보며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세출 온라인 라이브 공연장면. [사진=서울돈화문국악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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