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착한임대인#갓물주#돈쭐...선한영향력, 위기 때 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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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03-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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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가격리 모범 확진자, 고통분담 동참하는 건물주 등 뛰어난 시민의식

  • 기업-건물주-임차인-고객...선행 릴레이 확산

[착한임대인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시스템이 마비되는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시민의식은 빛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추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20층이 넘는 아파트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면서도 코로나 증상일지를 써내려갔다. 건물주들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임대료를 반값으로 깎거나 아예 받지 않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식당주인들은 자신들이 받은 임대료 온정을 나누겠다며 취약계층을 향한 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시민들은 이러한 기업과 업장을 기억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돈쭐(돈으로 혼쭐내준다는 뜻)을 내겠다'며 리스트로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9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7382명에 육박하며 국민적인 재앙으로 번져가고 있지만 고통을 나누려는 시민들의 선행 릴레이도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지만 위기를 똘똘 뭉쳐 극복하려는 시민들의 공동체 정신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선행 릴레이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명륜진사갈비다.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은 코로나19로 외식직격탄을 맞은 가맹점주를 위해 전국 522곳 가맹점의 한달 임대료 전액을 지원했다. 점포별 임대료는 최대 1690만원으로 본사가 부담할 금액은 23억원이다. 이에 감동한 가맹점주(부산 26곳)는 인하된 임대료로 3700만원(3750인분,1250㎏) 상당의 갈비를 부산 아동 보호 시설 25곳에 전달했다.

대구에서 시작한 착한 임대인 운동도 이제 서울, 경기, 부산 등 전국구로 진행중이다. 서울 송파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미애(45)씨는 이달 1일 건물주로부터 "코로나19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다. 두 달간 임대료를 50%로 인하할테니 어려운 시기를 같이 극복해보자"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경기도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모(50)씨도 건물주로부터 "3개월간 월 임대료의 절반만 보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임대료를 100만원이나 깎아줬으면서도 세금과 보험료 때문에 더 많이 내려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더 열심히 장사해서 고마운 마음을 꼭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최근 SNS에서는 감자탕 가게 사장의 나눔이 화제가 됐다. 감자탕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오늘 임대인에게 월세를 절반만 입금하라는 전화가 왔다"면서 "임대인에게 받은 마음을 코로나19로 힘든 고객님들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2000원을 동봉한다. 2000원은 커피 한 잔 가격도 안되는 적은 돈이지만 감자탕 한그릇 마진으로 따지면 (나에겐) 큰 돈이다. 고객분들도 이 마음을 이웃과 나누길 바란다"는 사연이 담겼다. 

감염병 그늘에 짓눌린 사람들을 위로하는 건 결국 사람들의 진심이다. 시민들은 이제 착한 임대인, 착한 기업들은 '돈쭐이 나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확산시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명륜진사갈비 외에 하이트진로, 반올림 피자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자사가 소유해 소상공인에 임대중인 전국 17개소의 임대료를 오는 6월까지 전액 면제하기로 했고, 반올림피자는 대구 수성구에서 월세 1300만원을 받지 않은 건물주가 운영하는 회사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이러한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직장인 박종진(35)씨는 팔로워수가 1만명이 넘는다. 그는 "과연 나라면(선 뜻 이렇게)할 수 있을까 싶은 어려운 순간에도 함께하는 이웃들이 있기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다"면서 "이들 기업, 업장들을 잊지 않기 위해 발견할 때마다 팔로워들과 공유하고 있고, 사태가 종식되면 함께 탐방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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