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체중 감량 중 사망 중학생 유도선수’의 감독… 벌금형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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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0-02-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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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유도선수에게 무리한 체중 감량을 강요해 끝내 숨지하게 만든 감독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학교 교사 겸 유도부 감독 A씨에 대해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2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의 주의의무위반과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2014년 7월 31일 학교 샤워실에서 유도 선수 B(당시 13세)양은 체중 감량을 위해 옷을 입고 반신욕을 하던 중 사망했다. 당시 감독 A씨와 코치 C씨는 48kg이하 체급에 출전할 선수가 없자 57㎏ 이하 또는 52㎏ 이하 체급에서 활동했던 B양에게 체급을 낮춰 48㎏ 이하 체급에 출전하도록 한 뒤 체중감량은 강요했다

이에 B양은 대회 출전을 약 1주일 앞 둔 시점에서 약 4~6kg로를 감량해야 했고 땀복을 입고 달리고, 운동 직후 반신욕을 하는 방법으로 체중을 줄였다.

체육전문가들에게 따르면 갑작스러운 감량이나 신장에 비해 과도한 감량은 심폐기능 등에 무리를 줄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관찰과 진단, 감독이 뒤따라야 하며 이상조짐이 있으면 즉시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 하지만 감독 A씨와 코치 C씨는 이를 지키지 않는 등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혐의를 받았다. 

1심 법원은 A씨에 대해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보호관찰 1년에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학생인 피해자를 법정 감독의무자에 대신해 보호ㆍ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대회에 출전시킬 욕심에 무리한 체중 감량을 방치 또는 조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2심은 1심의 판결을 깨고 A씨에게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전문분야가 아님에도 교장의 지시 등으로 부득이 유도부 감독직을 맡게 된 점, 학교 교장이 유족 위로금을 지급한 점, 민사 판결에 따라 지자체가 배상한 금액과 관련해 구상 의무를 부담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감형이유를 판시했다.

다만 “지역교육청에서 '단식 또는 땀복입고 달리기 등 무리한 체중 감량은 불허한다'는 공문을 여러 번 발송했으나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부담이 되거나 위험한 방법으로 체중을 감량하지 못하도록 지도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업무상 주의의무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코치 C씨는 1심에서 금고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 1년간의 봉사활동과 사회봉사 선고를 받고 항소하지 않았다.
 

[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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