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진료 진두지휘하던 병원장까지 숨져…中 "열사 인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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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2-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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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즈밍 우창병원 원장, 감염돼 사망

  • 진료 거점병원, 전염병과 사투 벌여

  • 中의료진 상황 심각, 지원확대 시급

  • 코로나19 맞선 희생자 열사 인정키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힘쓰다가 감염돼 사망한 우창병원의 류즈밍 원장. [사진=바이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료를 위한 거점 병원의 병원장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다.

중국 의료진이 처한 열악한 상황이 재확인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다가 희생된 이들을 열사로 인정하기로 했지만 방역 장비 등 실질적인 지원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8일 신경보 등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의 코로나19 진료 거점 병원인 우창병원의 류즈밍(劉智明) 원장이 이날 오전 숨졌다. 코로나19 진료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사망한 첫 병원장이다. 

류 원장은 환자 진료를 진두지휘하던 중 스스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신경보는 "집중치료실(ICU)에 머물던 류 원장은 전날 병세가 악화돼 인공 심폐기인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장치) 치료까지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전했다.

51세의 류 원장은 후베이성 출신으로 우한대 의대를 졸업한 뒤 뇌신경외과 분야 전문가로 활약해 왔다.

2013년 '우창 영재'로 선정됐으며 2014년과 2015년에도 국가가 지원하는 인재로 선발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우한 내 9곳의 거점 병원 중 한 곳인 우창병원 원장으로 환자 진료에 매진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우창병원에서 근무하던 59세의 간호사 류판(柳帆)씨가 감염돼 숨졌다.

전염병과 맞서 싸우다가 사망하는 의료진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처한 환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최근 논문에서 지난 11일 기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료진이 3019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확진자와 의심 환자, 임상진단 환자, 무증상 감염자 등을 포함한 수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밝힌 의료진 확진자 수는 1716명이다. 그 중 후베이성에서만 87.5%에 해당하는 1502명이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의료진이 충분한 방역 장비 없이 환자 진료에 나섰다가 다수가 감염됐고, 현재도 관련 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우창병원 홍보 담당자는 남방도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의료진 모두 필요한 방역 장비를 갖추고 있다"며 "마스크나 방호복 없이 진료하는 의료진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숨진 류 원장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 진화를 위해 애쓰다가 희생된 이들은 향후 열사 칭호를 받게 된다.

중국 퇴역군인사무부와 중앙군사위원회는 전날 코로나19 방역·통제 업무 중 진료·간호·감염 통제·환자 이송 등에 종사하다가 사망할 경우 평가를 거쳐 열사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열사로 인정되면 격려금과 위로금이 지급되고 유가족들도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또 각지의 영웅적인 희생 사례를 수집해 선전하고 대중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다만 여론전 대신 의료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10일 기준 마스크와 방호복 생산업체의 조업 개시 비율이 각각 76%와 77%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공장 가동률은 20~30% 수준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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