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아이고, 난 단지 노래방 사장일 뿐인데…"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입력 : 2020-02-12 15:11
中노래방 체인사장 중소기업 고충 호소 반향 일으켜 중소기업 약 70% "이대로라면 두달밖에 못 버텨" '中경제 주춧돌' 수천만 자영업자 고충···실업난 가중 "사회보험 면제, 임금 보조금 지원 등" 적극적 조치 요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노래방이 문을 닫아서 매출은 '제로(0')다. 매달 임대료와 인건비로 나가는 비용만 550만 위안(약 9억원)이다. 수중에 가진 현금은 달랑 1200만 위안 뿐이니, 이대로 가다가는 두 달 밖에 못 버틴다. 파산하게 되면 1500명 직원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투자액 4억 위안도 날아갈 것이다."

중국 '메이(魅)KTV' 노래방 창업주 우하이(吳海)가 최근 자신의 SNS 위챗 계정에 올린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이다. ‘아이고, 난 단지 중소기업 운영하는 일개 사장일 뿐인데’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우하이는 중국내 신종 코로나(코로나 19) 전염병 확산으로 직격탄을 입은 중소기업의 고통을 호소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룻새 조회 수만 200만건이 넘었다. 

우하이가 경영하는 메이KTV 노래방은 직영점 10여곳을 비롯해 100곳이 넘는 가맹점을 두고 있는 나름 규모 있는 중소기업이다. 우하이의 서한은 신종 코로나 창궐 속 대다수 중소기업인의 고충을 그대로 보여줬다. 
 

중국 현지 매체인 경제관찰보에도  우하이의 공개서한이 게재됐다. [사진=웨이보]


◆ 중소기업 약 70% "이대로라면 두달밖에 못 버텨"

신종 코로나는 중국 본토에서만 1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고 감염자만 4만명이 넘어섰지만, 아직 전염병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내린 봉쇄령, 휴업령 등으로 장사를 못하게 된 업체들은 신음하고 있다.

특히 교통, 숙박, 요식, 소매업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입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돼 죽는 것만큼이나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선 파산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명문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최근 99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1% 응답자가 (강제 휴업으로) 현재처럼 매출이 없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두 달 밖에 못 버틸 것이라고 답했다.

또 30% 응답자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소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내다봤으며, 58% 응답자는 매출이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응답자 22%는 신종 코로나로 인해 임금을 삭감하거나 인력을 감축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 '中경제 주춧돌' 수천만 자영업자 고충···실업난 가중

영세 자영업자 상황은 더 심각하다. SCMP에 소개된 후베이성의 민물가재 양식장 주인 펑궈빙씨의 얘기를 들어보자. 

예년같았으면 펑씨 양식장의 민물가재는 춘제(春節, 중국 설) 연휴에 몽땅 다 팔려 양식장은 텅텅 비어있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올해 춘제엔 장사를 망쳤다. 양식장엔 아직도 1만kg 정도의 민물가재가 잔뜩 쌓여있다. 시가로 따지면 1kg당 60위안, 모두 60만 위안어치(약 1억원) 손실을 본 셈이다.

어디 이뿐이랴. 당국의 고속도로 봉쇄령으로 물류망이 막혀서 어린 민물가재도 아직 배송받지 못했다. 이러다가는 다음 시즌 장사도 못할 것 같다고 펑씨는 토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중국엔 펑씨와 같은 자영업자가 6300만명이 있다. 이들이 연간 창출하는 일자리가 1억5000만개다. SCMP는 "중국 경제 주춧돌이자 사회 안정의 필수 구성원"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수천만명의 영세업자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영세업자가 직격탄을 입으면서 실업난도 차츰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망에 따르면 베이징 최대 노래방인 '가라오케의 왕'(K歌之王)이 지난 7일 200여명에 이르는 전 직원과 근로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엘리베이터 광고업체인 신차오(新潮)미디어도 춘제 연휴가 끝나고 업무를 개시하기 바로 전날 직원의 10%인 5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방역 현장을 처음으로 방문한 자리에서 “특히 일자리 문제를 주시해야 하며 대규모 감원 사태가 나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사회보험 면제, 임금 보조금 지원 등" 제안 목소리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씨베이유멘춘(西貝蓧面村) 자궈룽(賈國龍) 회장도 앞서 중국 유력 일간지 신경보를 통해 "현재 고용 종업원 수만 2만여명인데, 정부 지침대로 휴업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불하면 한달에 1억5600만 위안이 나간다"며 "이대로라면 석 달 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휴업 기간에도 직원들에게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불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중소기업의 고충을 이해하고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각 지방정부에서 임대료 감면, 사회보험료 납기일 연장, 보조금 지원 등 조치를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앞서 10일부터 중소기업을 위해 3000억 위안(약 51조원)의 특별자금 저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불안을 달래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있다. 메이(魅)KTV 창업주 우하이는 공개서한에서 "사회보험 납부 연장, 임대료 감면 등이 실제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사회보험을 아예 면제해주고, 강제 휴업기간 납부한 사회보험료 환급, 직원 임금 보조금 지원, 은행 대출 상환기간 연장 등의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2020리얼블록체인포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