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멸 우려’ 르노삼성, 강대강 대치 지속…노조 ‘추가 집회’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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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1-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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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르노삼성의 노사관계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노동조합이 게릴라식 파업으로 생산 효율성을 떨어뜨리자, 사측은 아예 직장폐쇄 카드를 꺼내들며 맞대응에 나섰다. 노조는 이에 굴하지 않고, 추가 집회를 진행하는 등 강경 태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르노그룹 본사에서는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의 부산공장 방문 소식을 전해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12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오는 13일 부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실시한다. 앞서 지난 10일 서울 본사 앞에서 실시했던 상경 투쟁에 이은 잇따른 농성 행보다. 노조 측은 “(이를 통해) 부산시청에 부산 대표 제조업체인 르노삼성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인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미 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전 세계 르노그룹 생산 기지 중 시간당 인건비가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년 판매 실적이 전낸 대비 22%나 줄어드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에, (노조가)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 7일 전면 파업에 이은 게릴라 파업을 단행했다. 노조원들 사이에 전면 파업 참가율이 30% 아래까지 떨어지자. 사측에 보다 효율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게릴라 파업은 출근 근로자들을 2~3개 조로 쪼개 특정 시간에만 작업을 하지 않는 형태로 진행했다. 이 경우, 자동차 제조업 특성상 소수의 이탈에도 생산 라인 전체가 멈추게 된다. 이로 인해 전체 생산량이 기존의 5분의 1수준까지 떨어진 걸로 알려졌다.

사측은 직장 폐쇄를 통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 10일부터 야간조의 근무를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는 부분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주간에는 파업 중인 노조원의 공장 출입을 막고, 파업 비참가자를 중심으로 공장을 가동한다. 이를 통해 현 상황에서 가능한 최대 수준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일에는 평소 생산 대수의 절반을 생산할 걸로 전해졌다. 사측은 “르노삼성 직원과 고객, 협력사가 모두 살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노사 교섭이 타결되기 전까지 주간 1교대 체제로 8시간씩 가동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노사갈등으로 르노삼성 ‘생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작년 판매량이 20% 이상 깎이고, 수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상황에 갈등을 지속할 경우 결론은 ‘파멸’ 밖에 없다는 우려다.  그나마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QM6 LPG(액화석유가스)’ 생산 물량 확보와 신차 ‘XM3’ 수출 물량 확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중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 닛산 로그 물량을 대체할 수 없어 더욱 치명적이다. 르노그룹 본사는 이달 중 드로스 모조스 부회장을 부산 공장에 파견해 전할 XM3 수출 물량 배정에 대한 전반적인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드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해 노조에 “현 상황에서는 부산 공장의 인건비를 올릴 여력이 없다”는 뜻을 전한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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