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의 태업 방치한 국토부... "관련 법안이 없어서"

강일용 기자입력 : 2019-12-16 17:03
사상 초유 글로벌 ICT 기업의 한국 시장 보이콧... 규제 위한 정책 마련 시급
구글이 한국 구글 지도 업데이트를 3년 전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정작 지도 서비스를 관리·감독해야 할 유관 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다. 글로벌 ICT 기업의 태업(Sabotage)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법안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기업의 대(對) 한국 서비스 보이콧에 대응할 수 있는 법안과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16일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에) 구글이 지도 업데이트를 중단한 것을 다시 시작하도록 강제하거나 구글의 한국 내 지도 사업을 규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16년 6월 1:5000 축척 고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 요구가 거부당한 후 국내 구글 지도 업데이트를 중단했다. 때문에 구글 지도에는 지난 3년 동안의 국내 공간정보 변화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특정 기업의 태업을 규제하는 법안이 없는 이유로 '경쟁의 논리'를 들었다. 경쟁사보다 떨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시장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이를 국가가 나서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주는 인터넷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이 한국 시장을 고의로 차별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번 구글 지도 업데이트 중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구글이 전 세계 이용자수 약 10억명에 달하는 구글 지도의 업데이트를 아무런 공지 없이 3년 동안 중단함에 따라 국내외 구글 지도 이용자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구글 지도에는 3년 사이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신규 교통 노선이 전혀 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업체인 SK텔레콤을 구글 지도 제공 업체로 표시해 자칫 이용자들이 SK텔레콤의 정보 제공이 느려서 지도가 업데이트되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 있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결국 '입법불비(특정 상황에 대한 대처가 법으로 준비되지 않은 것)'가 국내 이용자와 기업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구글 지도가 글로벌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한국 관광객들이 낡은 지도인 구글 지도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국토부의 고정밀 지도 반출 거부로 인해 구글 지도 국내 서비스가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구글이 기존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막은 적이 없다. 구글이 요구한 고정밀 지도는 내비게이션과 같은 신규 서비스용 데이터이지, 구글 지도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가 아니다. 실제로 2016년까지 구글은 국내 모처에 서버를 두고 일반 지도 데이터로 구글 지도 서비스를 제공했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구글 지도 업데이트 상황을 공개하며 "구글 지도가 전세계 인구의 98%가 사는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에 한 공간정보 업계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가 담긴 지도는 이용 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완공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 '헬리오시티'를 구글 지도(좌)와 네이버 지도(우)에 검색한 결과. 3년 전 업데이트를 중단한 구글 지도는 재건축 이전 가락 시영 1~2차 아파트가 그대로 표시된다.[사진=아주경제 미술팀]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