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일부 보수단체 본청 난입 시도에 “있어선 안 될 일…사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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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19-12-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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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당 원내대표 회동 결국 무산…“오늘 본회의 개의 안 해”

  • “최악의 국회 부끄럽고 참담…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

문희상 국회의장은 16일 한국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규탄대회에 참여한 지지자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한 데 대해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 있어서도 안 되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급기야 벌어졌다”면서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집권여당은 물론 제1야당 등 모두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상식과 이성을 갖고 협상에 나서주기를 의장으로서 강력히 촉구한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그는 “정당이 국회를 버리는 것은 스스로 국회의 권위와 품위를 지키지 못하고 민주주의를 죽이는 길”이라며 “국회가 지리멸렬하니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무시당하는 것이다. 국민이 매일 거리에 나오는 상황을 만든 것도 모자라 부추긴 것에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문 의장은 “한국 정치에 ‘데모크라시(democracy·민주주의)’는 온데 간데 없이 ‘비토크라시(vetocracy·반대만을 위한 정치)’만 난무하고 있다”면서 “대화와 타협이 아닌 거부와 반대만을 일삼는 정치, 상대를 경쟁자나 라이벌이 아닌 적으로 여기는 극단의 정치만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의장인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껏 국회는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만 연출하고 있다. 부끄럽고 부끄럽다”면서 “매일 같이 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문 의장은 “우리 헌법은 누구나 ‘아니요’라고 말하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헌법에서는 중요한 국가 운영 방식으로 대의민주주의를 규정해 국회를 국민의 뜻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거리로 나와 광장에서의 대립이 일상화된다면 대의 민주주의의 기반인 국회는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문 의장은 이날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이 무산된 가운데 또다시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선거제·검찰개혁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여야 합의를 촉구했다.

한 대변인은 “문 의장은 오늘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개의하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여야 정치권에는 조속한 시일 내에 공직선거법을 비롯한 신속처리안건에 대해 합의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 의장은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심재철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게 오전 11시 회동 소집을 통보했다.

그러나 심 원내대표가 불참해 오전 회동은 무산됐고 문 의장은 다시 오후 1시 30분 회동을 소집했지만 이 원내대표만 소집에 응했다.
 

자유한국당의 '패스트트랙 법안 날치기 상정 저지 규탄대회'에 참가했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공수처법 반대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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