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M+ 레볼루션] 소비트렌드③ 한정판 운동화 한 켤레에 ‘밤샘 줄서기’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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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11-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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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차곡차곡 모아 하나 산 명품 애지중지 끝...'현재의 나'를 위해 과감한 소비

  • 럭셔리 스트리트 브랜드 급부상…클래식 명품 제친 ‘오프화이트’ 인기

미국 신발 브랜드 컨버스(CONVERSE)의 18만원대 ‘척테일러 70’ 모델은 리셀(Resell) 시장에서 200만원 넘는 가격에 팔렸다. 이 운동화의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된 올해 초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 앞은 밤새 인파가 줄을 섰다. 구할 수 없는 운동화 나이키 에어 조던1은 ‘부르는 게 값’이다. 에비앙이 출시한 한정판 물병은 대기자만 4000명이었다. 

이들 제품은 모두 이탈리아 밀라노에 론칭한 하이엔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off-white)’와 컬래버레이션(이하 콜라보)한 제품들이다. 설립한 지 고작 4년 차인 신생 브랜드 오프화이트는 올 3분기 구찌를 밀어내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영국 패션 전문 플랫폼 리스트(Lyst)가 전 세계 1만2000여개 패션 브랜드와 관련된 600만건의 온라인 검색 키워드를 조사한 결과다.

오프화이트의 인기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 세대가 신흥 소비 주도층으로 부상해 패션·뷰티 업계의 판도를 바꿨음을 방증한다. 아끼고 아껴 명품 가방 하나를 사서 애장품으로 모셔두던 시대는 지났다. 이들은 미래보다 현실의 만족을 중시하고 가치를 높게 평가 받는 브랜드에 과감하게 돈을 쓴다. 자신이 꽂힌 제품은 명품이라도 ‘지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대인 것이다. 
 

오프 화이트 새로운 로고(위), 오프화이트 나이키 이번 컬래버레이션 라인이 모두 품절됐다. [사진=오프화이트]

M+세대를 겨냥해 구찌·루이비통·버버리 등 클래식 명품 브랜드도 전통 디자인을 버리고, 과감한 스트리트 패션 디자인을 흡수했다. 국내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이 브랜드 30주년을 맞아 캡슐라인 ‘팔구공삼일일’을 론칭하고, LF가 미국 스포츠·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챔피온(Champion)’을 전개했으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스트리트 브랜드 ‘쥬시 꾸뛰르’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패션 유통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도 M+ 세대의 영향력이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자연스럽게 접했다. ​이들 덕에 패션부문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20조3989억원으로 추정된다. 2017년 17조5425억원에서 16.2% 증가한 수치다. 

패션업체들은 M+ 세대의 다양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온라인에서 세컨드 브랜드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 덱케(DECKE), 삼성물산 패션부문 오이아우어(oiauer)·엠비오(mvio) 등은 모두 온라인 전용 브랜드다.

특히, 이들은 최근 핫한 ‘무신사’에 모두 입점했다. 무신사는 1조원 규모의 패션왕국을 이룬 국내 대표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다. 스트리트 패션 1세대인 ‘라이풀’, ‘커버낫’ 등의 브랜드를 소개하던 수준에서 이젠 백화점보다 입점하기 어려운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근 패션업계는 응모 후 구매자격을 받아야 상품 구입이 가능한 래플(Raffle), 일정한 시기에 신제품을 판매하는 드롭(Drop) 방식 등 차별화된 온라인 판매 전략을 내세운다. 오프화이트 역시 나이키와 콜라보한 ‘더 텐(The ten)’ 프로젝트 10종의 신발을 ‘인스타그램’ 응모 방식으로만 판매했다. 리그램(재공유)된 게시물만 수십만건에 달했고, 출시와 동시에 전량 품절 기록을 세웠다.

M+ 세대는 10년 후 국내 소비를 이끌어갈 주축이다. 2020년 이후 글로벌 노동 인구의 35%를 차지하며 베이비부머 이상의 소비파워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거대한 소비 트렌드의 파도 속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M+ 세대의 소비 취향, 니즈를 간파하는 업체만이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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