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에 대출 규제까지…연말 대출 시장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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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9-11-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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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금금리 제자리…대출금리만 상승세

  • 대출 총량·예대율 규제에 은행들 부담

시장금리 오름세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인해 연말 대출 시장이 한파를 겪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받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아직 예금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있다.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4일자 고정금리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4주 사이 0.29∼0.55% 포인트 올랐다. 이는 기준금리를 1~2회 인상했을 때 뒤따르는 수준이다.

예금금리가 내려가지 않고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을 통해 유동성 추가 공급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기관 간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를 낮추고 이어 장·단기 시장금리 하락, 예금·대출금리 하락 등 순환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연결고리가 끊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추가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도 떨어진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대출금리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시장금리 때문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월 19일 1.093%로 저점을 찍은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10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 탓에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시장금리와 기계적으로 연동된 대출금리만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중은행은 연말까지 대출 총량규제에 맞춰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5%대로 제한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이미 6% 이상으로 늘린 은행은 이달과 내달에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예대율(대출/예금 비율) 규제도 부담이다. 앞으로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은 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한다.

남은 2개월 동안 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이내로 맞춰놔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은 예금금리를 높게 가져가면서 예금을 유지하거나 추가 유치하고, 가계대출 금리는 높여 대출을 줄여야 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정책금리를 낮춰도 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금융당국이 경기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대출 규제를 재점검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지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11일에 전주인 4일과 비교해 적게는 0.035%포인트, 많게는 0.09%포인트 오른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문. 2019.11.1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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