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약화에 기준금리 추가인하 전망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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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10-2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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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무역협상, 반도체 경기 관건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밑돈 데 이어 내년 성장률도 저조할 것이란 우려에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25일 종가 기준 연 1.435%에 거래됐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전인 이달 15일(연 1.281%)과 비교하면 0.154%포인트 올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장금리는 오히려 반등한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4월 이후 몇 달간 금리 하락(채권가격 상승)에 베팅해온 시장의 쏠림 현상이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차익 시현 등으로 해소되며 조정을 거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국고채 발행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채권 수급 기대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금리 추이와는 달리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탓에 한은이 내년 중 한 차례 이상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나라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올해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2%로 낮췄다.

기준금리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미·중 무역협상 추이와 반도체 경기가 꼽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성장률이 올해보다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 전제로 "미·중 무역분쟁이 더 악화하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최근 미·중 양국이 스몰딜(부분합의)을 이룰 것이란 소식이 나온 뒤 낙관론이 커졌지만,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반도체 경기도 관건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문기관의 전망을 인용한 바 있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회복이 한은의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통화정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연 1.25%)가 이미 역대 최저치로 내려와 '실효하한'에 근접하고 있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의 신중성을 높이도록 하는 요인이다. 결국 실효하한을 어느 수준으로 보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리 전망의 가장 큰 변동 요인은 실효하한에 대한 인식으로 판단된다"며 "경기가 계속 부진해 기준금리가 연 0.75%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부각되면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해 제로금리라는 '가보지 않은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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